삼성 라이온즈가 3루수 박석민에 이어 2루수 야마이코 나바로마저 붙잡는 데 실패했다. 올해 포지션별 최고 선수인 골든글러브 수상자들을 잔류시키지 못한 것은 강력한 다운사이징(downsizing)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해, 그룹 내 종합마케팅기업인 제일기획으로 이관되는 삼성이 경영 논리에 방점을 찍으면서 팬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23일 "나바로와의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고 밝혔다. 팀워크를 해치는 불성실한 태도에 제재를 내리겠다는 구단 방침을 나바로가 거부했다는 게 표면적 이유다. 선수단은 훈련 지각 등의 행위에 대해 자체적으로 벌금을 부과하지만, 관행적으로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예외를 둬왔다.
하지만 삼성은 비싼 몸값의 나바로를 애써 붙잡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외국인으로서는 KBO리그 최초로 2루수 골든글러브를 받은 나바로가 200만달러에 가까운 연봉을 요구하자 삼성이 포기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연봉 협상 과정에서 삼성 측이 제기한 그의 성실성 문제도 '명분 쌓기용'이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삼성은 앞서 대구 출신의 프랜차이즈 스타, 박석민과의 자유계약선수(FA) 협상에서도 일찌감치 테이블을 접었다. 결과적으로는 박석민이 역대 최고액을 받고 NC로 이적하면서 삼성의 '체면'을 세워줬으나, 삼성이 박석민을 놓아줬다는 인상이 더 강했다. 박석민은 실제로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눈물을 흘리며 고향을 떠나는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외국인선수 재계약 시한(12월31일)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나바로가 구단 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푸른 유니폼을 입는 용병이 될 가능성은 작다. 구단 측은 "대체 용병 영입을 위해 스카우트 담당자가 21일 미국으로 출국했으나 나바로를 만날 계획은 없다"라고 못박았다. 삼성은 일본프로야구 경험이 있는 내야수를 영입 리스트 상위에 올려두고 접촉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삼성은 새로운 용병에 대해 자신감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나바로 역시 지난해 영입 당시에 그리 주목받지 못한 선수가 아니었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해 1월 나바로와의 계약(총액 30만달러)을 발표하면서 그의 타격보다는 수비력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무대 2년 동안 평균 타율 0.297와 통산 79홈런 235타점을 거둔 나바로 급의 선수를 저렴한 비용으로 발굴할 수 있다는 게 삼성의 계산인 셈이다.
한편 삼성이 야구단의 긴축 운영에 돌입하면서 올해 연봉 협상도 주목받고 있다. 일부 구단은 벌써 결과를 공개하고 있으나 삼성은 예년처럼 1월 초에 일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시즌 종료 후에 FA 신분을 취득하는 최형우, 차우찬은 아직 협상을 시작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한덕수 "24일 오후 9시, 한미 2+2 통상협의…초당적 협의 부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