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소년수형자에게 새 꿈을 심어주고, 지역 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색다른 공연 활동이 경북 김천과 구미에서 이뤄지고 있다. 김천소년교도소에서 올해 3회로 22일 열린 뮤지컬 '날개' 공연과 27일 구미문화예술회관에서 선보일 '기업사랑 감사음악회'다.
김천교도소 공연은 2012년 수형자 합창단 공연이 방송으로 세상에 알려지자 한 가톨릭 신자가 30억원을 내놓으면서 시작했다. 교도소는 이듬해부터 예능과 체능 등 수형자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 해마다 연말 수형자들의 꿈을 담은 공연을 통해 새로운 '교화'를 시도했다. 기부가 삭막한 교도소에 공연으로 희망의 씨앗을 싹 틔운 것이다.
기부의 결실은 수형자들의 응답으로 맺어졌다. 1년 가까운 준비와 발표 활동을 거치면서 수형자들은 달라졌다. 그 결과 올해 출소자 30명 중 15명이 취업했고 2명은 대학 진학 꿈을 이뤘다. 사회 복귀의 성공적인 발걸음을 내디딘 셈이다. 어렵고 힘든 사람과 함께한 기부는 이들이 재기하는데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순간의 죄로 접었던 젊은 '날개'가 기부를 통해 다시 '비상'하는 훌륭한 현장이 된 셈이다.
구미 공연은 지역 공동체의 활력을 위한 기부의 또 다른 힘을 보여준다. 어느 때보다 어려운 지역사회를 위해 마련돼서다. 지금 구미는 대기업 실적 부진으로 수출이 10년 전으로 뒷걸음질이다. 근로자들은 감원 공포에 시달린다. 기업 도시 구미의 움츠림은 어쩌면 당연하다. LG와 코오롱, KEC 등 40년 넘는 역사의 대기업이나 올해 지방세 1천억원 돌파 기록의 삼성전자 등 기업 모두 힘든 탓이다.
구미문화원 주최의 이번 음악회는 음악회추진위원인 시민 20여 명의 기부와 한국클래식음악교수협의회의 재능기부로 합작했다. 구미에 많은 기여를 한 이들 기업과 근로자에게 감사를 전하고 용기를 음악으로 북돋워주자는 취지다. 음악회나 공연은 기업 협찬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반대로 기업을 위해 시민이 정성을 모은 드문 사례로 지역과 기업 모두를 위함이다. 김천과 구미의 두 공연은 지역 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사랑의 기부와 감사의 마음이 더 널리 퍼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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