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가격 인상에 이어 맥주값까지 들먹이면서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금복주'하이트진로 등 소주 업계는 최근 소주 출고 가격을 일제히 5% 이상 올렸다. 하이트진로가 지난달 참이슬 출고가를 961.7원에서 1천15.7원으로 5.62% 올린 데 이어 금복주도 21일 하이트진로와 똑같이 5.62% 올렸다. 여기에다 맥주 업계도 보리'맥아 등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맥주값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는 등 눈치를 살피고 있다.
소주 업계는 2012년 가격 인상 이후 3년간 소비자물가와 원료비, 물류비, 빈병 가격 등 원가 상승 때문에 12.5%가량 가격 인상 요인이 생겨 부득이 출고가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단체 등은 이 같은 업계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3년간 세금도 그대로인데다 주정용 쌀 등 원재료 가격이 최대 29% 하락해 인상 요인이 없다는 것이다. 업계의 저도수 판매 전략으로 소비가 늘어난 마당에 그만큼 원가 부담이 줄었으면 줄었지 늘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번 소주 가격 인상의 배경에는 정부의 세수 증대와 저물가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물가상승률 끌어올리기 의도가 숨어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민 건강 증진을 이유로 5조~6조원가량 세금을 더 걷은 담뱃값 인상처럼 소주값 인상도 사실상 '서민 증세'를 위한 꼼수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소주의 경우 출고가의 53%가 세금이다. 병당 54원이 오르면 세금도 자연히 29원 오른다. 2013년 국내 소주 주세가 약 1조6천500억원 규모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 소주 출고가 인상만으로도 연 1천억원의 증세 효과가 나온다.
무엇보다 소비자 부담을 외면한 일방적인 가격 인상이라는 점에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당장 식당 등 소매가격이 덩달아 오를 수밖에 없다. 병당 3천~4천원인 소주가 5천원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서민 술의 상징인 소주 한 병 값이 5천원이라는 사실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이런 여론을 감안해 한국소비자연맹은 소주값 인상 근거에 대해 국세청에 정보 공개를 청구했다. 더욱이 이번 소주값 인상을 놓고 업계의 담합마저 의심되면서 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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