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미세먼지의 습격이 시작됐다. 이달 20일부터 짙은 농도를 유지하던 대구의 미세먼지가 24일까지 이어졌다. 발암물질까지 포함하고 있는 미세먼지는 각종 질환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특히 산으로 둘러싸여 분지인 대구는 대기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미세먼지 위험지대 중 하나다.
◆겨울철 불청객 미세먼지
환경부에 따르면 24일 대구의 미세먼지(PM-2.5) 농도가 수성구 지산동이 오전 11시 67㎍/㎥까지 올라갔다. 시간대별로 보면 오전 11시 이후 점차 농도가 높아지다가 오후 3시 이후 낮아졌다. 미세먼지의 환경기준은 24시간 평균 50㎍/㎥이고, 시간당 평균농도가 90㎍/㎥를 넘어 2시간 이상 지속될 때 주의보가 발령된다.
대구의 미세먼지는 이번 주 초부터 짙은 농도를 보였다. 하루 평균 농도가 20일 47㎍/㎥를 기록한 뒤 21'22'23일 각각 44'50'45㎍/㎥를 보여 기준치(50㎍/㎥)에 육박했다. 중국발 스모그의 영향력이 낮았던 20~23일 사이 대구는 전국의 7개 특별'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농도를 보였다.
같은 기간 대구의 7개 측점 지점별 중 '분지 속의 분지'인 수성구 지산동이 하루 평균 농도가 22일 71㎍/㎥까지 올라갔다. 이어 동구 서호동 67㎍/㎥(23일), 서구 이현동 56㎍/㎥(22일), 북구 태전동 53㎍/㎥(22일), 수성구 만촌동 50㎍/㎥(22일) 등 대부분이 환경기준을 넘었다.
미세먼지는 날씨가 추워지는 이달 초부터 맹위를 떨쳤다. 지난 1'2일 대구 미세먼지 농도는 53'51㎍/㎥까지 올라가 환경기준을 넘었다. 2일에는 정오를 기준으로 이번 겨울 첫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다.
◆미세먼지 속 '발암물질'
전문가들은 특히 겨울철을 맞아 농도가 짙어지는 미세먼지 속의 발암물질 '벤조에이피렌'(Benzo(a)pyrene)에 대해 경고했다. 이 물질의 위해성에서 대구도 안전지대일 수 없다는 것이다.
벤조에이피렌은 석탄과 디젤(경유) 등 화석연료와 나무, 풀 등의 불완전 연소 과정에서 발생한다. 이는 자동차 배기가스와 쓰레기 소각장의 연기, 가열로 검게 탄 식품과 담배연기 등에 포함돼 있는데 인체에 축적되면 각종 암을 유발하는 일종의 환경호르몬이다.
2014년 말까지 집계된 대구의 벤조에이피렌 연평균 농도는 전국 7개 특별'광역시(거주지역 측정망) 가운데 짙은 편에 속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만촌동'대명동 2개 측정소)의 벤조에이피렌 연평균 농도는 0.34ng/㎥(만촌동)로 측정됐다. 이는 서울의 강남구 측정소(0.34ng/㎥)를 제외하고 다른 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벤조에이피렌은 국내 기준이 없고, 영국의 권고기준은 연평균 0.25ng/㎥이다.
벤조에이피렌은 겨울에 급증하는 경향을 보인다. 대구는 올해 1월 1.32ng/㎥(대명동)까지 상승했었다. 이는 연평균 농도의 4배를 넘고, 지난해 여름(6~8월) 0.02~0.09ng/㎥보다 15~66배나 높은 수치다.
◆대구 미세먼지 농도 짙은 이유
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대기의 원활한 순환'과 '오염원 배출 정도'이다.
대구는 대기 순환을 떨어뜨리는 분지라는 지형적인 요인과 산업단지'자동차 배기가스와 같은 오염원 등이 미세먼지 농도를 높이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더불어 건축물 등 인공지형도 영향을 미쳤다. 도시의 건축물들이 대기 순환을 정체시켰고, 여기에 공장 매연과 자동차 배기가스가 더해졌다는 것이다. 특히 하루 중 밤에 산에서 도심으로 내려오고 낮에 도심에서 산으로 올라가는 '산곡풍'의 흐름이 끊겼다는 분석이다. 산곡풍은 지상 30~50m 높이에서 불기 때문에 건물이 10~20층만 돼도 바람길을 막는다는 것이다.
백성옥 영남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이번 주초 지형과 자동차 매연 등 내부 요인 탓에 대구의 미세먼지 농도가 상승했고 주 중'후반으로 가면서 중국에서 유입된 스모그 등 외부요인이 더해졌다"며 "미세먼지 속의 발암물질은 독성이 높아 시민 건강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집중적인 모니터링과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키워드=미세먼지(PM-2.5): 지름이 2.5㎛ 이하의 먼지를 말한다. 흔히 PM-2.5라고 부른다. 작은 입자가 사람의 폐 세포까지 깊숙이 들어가 각종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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