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간다 파워/ 데이비드 웰치 지음/ 이종현 옮김/ 공존 펴냄
인류는 전쟁에서 칼로, 총으로, 미사일로, 즉 무력으로만 싸웠을까. 아니다. 인류가 오래전부터 애용해 온 정신 무기가 있다. 우리말로 '선전'으로 번역되는 '프로파간다'(propaganda)다.
손자병법을 쓴 손자는 "백 번 싸워 백 번 이기는 것이 최선이 아니라,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 최선이다"고 했다. 굴복시킨다는 것은 곧 설득시킨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사용된 역사 속 온갖 책략들은 선전 이 한 단어로 수렴된다. 선전은 적을 공격하는 무기이면서, 내부를 관리하는 개념이기도 했다. 나폴레옹은 "천 명의 적군보다 세 개의 적대적 신문이 더 무섭다"며 1801년 프랑스 신문 73개 중 64개를 폐간시켰다. 국민의 사고를 통제하는 것이 곧 국가의 이익에,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자신의 집권에 부합한다고 본 것이었다.
20세기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선전은 체제의 존립을 좌우하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히틀러와 스탈린은 스스로를 영웅적 지도자로 선전하며 내부 결속을 다졌다. 전쟁에서도 선전전(戰)의 양상이 도드라졌다. 선전은 자국민에게 전쟁을 정당화시켰고, 중립국에는 동조를 유도했으며, 적에게는 거짓말, 속임수, 세뇌라는 포탄으로 퍼부어졌다. 독일이 1차 세계대전 후 패전의 원인을 연합국의 선전 탓으로 돌렸을 정도다.
이후 냉전 시대는 겉으로 보기에는 차분해졌지만 실은 더 조직적이고 정교해지고 규모도 커진 선전전의 시대였다. 그리고 지금 선전 싸움은 다시 격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IS(이슬람국가)는 온라인 선전으로 추종자를 모아 선전용 잔혹 행위나 테러에 이용하고 있다. 군사력은 열세이지만 강력한 선전 실력으로 강대국들을 골치 아프게 만들고 있다. 255쪽,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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