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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경기→내년 6경기…삼성, 포항 야구장 거르기 왜?

홈 새구장 수익창출 마케팅 집중…원정 비용도 부담, 포항시 반발

올해 6월 3일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이승엽이 한국 프로야구 개인 통산 400홈런을 날리자 관중이 일제히 일어서서 환호하고 있다. 매일신문DB
올해 6월 3일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이승엽이 한국 프로야구 개인 통산 400홈런을 날리자 관중이 일제히 일어서서 환호하고 있다. 매일신문DB

삼성 라이온즈가 제2구장인 포항야구장에서 내년에는 6경기를 치를 방침이다. 올해 10경기, 지난해 9경기보다 줄어드는 셈이다. 포항시는 당연히 반발하고 있다.

삼성과 포항시는 내년 시즌 포항 구장 경기 수를 놓고 지난달부터 협의 중이다. 하지만 삼성이 포항시의 경기 수 확대 요청에 난색을 보이면서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삼성은 내년 5, 6, 7월 중 주중 3연전을 2차례 갖는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구단 관계자는 "포항시의 주말 경기 편성 등에 대해 의견을 계속 교환하고 있다"며 "내년 1월 중순 괌 스프링캠프 출발에 앞서 경기 일정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사실 삼성에는 2012년 8월 개장한 포항구장이 '약속의 땅'이다. 지난 8월 15'16일 한화를 상대로 연거푸 짜릿한 1점 차 승리를 거두는 등 올해 10경기에서 9승 1패를 거뒀다. 앞서 2012년에는 2승 1패, 2013년에는 7승 3패, 2014년에는 8승 1패를 챙겼다. '국민타자' 이승엽의 개인 KBO리그 통산 400홈런도 포항구장에서 터져 나왔다.

그런데도 삼성이 포항 경기 수를 줄이려 하는 것은 여러 가지 사정이 맞물려 있다. 우선, 삼성의 새로운 홈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가 내년에 문을 연다. 수익 창출을 염두에 둔 삼성으로서는 홍보와 마케팅이 절실한 시점이다. 더욱이 포항구장은 1만5천 석 규모인 데 비해 대구 새 구장은 2만4천 명(최대 2만9천 명)을 수용할 수 있다. 포항 경기가 늘어나면 삼성으로서는 입장권 수입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대주주가 제일기획으로 바뀐 삼성 구단이 긴축 운영에 들어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선수 대부분이 대구에 숙소가 있는 삼성으로서는 원정이나 다름없는 포항 경기에 숙박비 등 추가적인 지출이 발생한다. 삼성은 올해 시즌 개막을 앞두고 대구시민야구장의 시설 보수가 늦어지는 바람에 포항에서 시범경기 8경기를 치르면서 5천만원가량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274억원을 들여 야구장을 지은 포항시 측은 섭섭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2010년 포항시가 삼성과 맺은 제2 홈구장 지정 업무협약(MOU)에는 연간 최소 9경기를 배정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며 "법적 대응을 위해 자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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