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가 넓은 농'산'어촌 선거구 주민들이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예비후보들이 유권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시군에서만 얼굴 알리기에다 공약 발표를 하고 인구가 적은 시군에 대해서는 외면 전략을 대놓고 드러내기 때문이다.
고령'성주'칠곡 선거구 예비후보로 등록한 후보들은 선거사무소를 칠곡에 두고 있고, 성주'고령의 각종 행사에는 참석이 뜸하다. 최근 칠곡군 선관위 주최 예비후보자 설명회에 참석했던 다섯 후보(대리인 참석 포함) 중 성주'고령의 각종 행사에는 이완영 국회의원과 이인기 예비후보 정도만 얼굴을 내밀고 있다.
특히 A예비후보는 출마선언을 하면서 "규모나 대표성으로 봐도 칠곡에서 국회의원이 나와야 한다. 13만 칠곡군민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등 노골적으로 편가르기를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B예비후보 역시 칠곡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행사장에서 후배들에게까지 허리를 꺾으면서 인사를 하고 있지만, 성주'고령 행사에는 발길을 사실상 끊은 상황.
고령'성주'칠곡 선거구 유권자를 보면 칠곡군 9만5천900여 명, 성주군 3만9천400여 명, 고령군 2만9천600여 명 등 모두 16만4천900여 명. 유권자 숫자로만 봐도 칠곡을 잡으면 대세를 잡는다는 후보들의 인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성주의 한 유권자는 "내년 총선에 출마하는 예비후보들이 누가 등록했는지 얼굴조차 모르겠다. 유권자가 많은 칠곡만 선거지역으로 여겨질 정도"라고 했다.
고령의 유권자들도 "인구가 적다고 선거에 나서는 예비후보들의 공약이 성주'고령의 상황을 전혀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예비후보들이 칠곡 표밭만 생각하다 보니 성주'고령은 완전히 무시당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투표를 할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고 발끈했다.
울진(인구 5만2천 명)'영덕(3만9천 명)과 같은 선거구인 영양(1만8천 명)'봉화(3만4천 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영양'봉화 인구를 합쳐봐야 울진'영덕과 비교하면 인구가 절반 수준에 불과, 이 선거구 예비후보들은 울진'영덕에서만 활동을 집중하고 있다. 영양'봉화는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
이 선거구 경우, 예비후보자로 나선 사람의 고향이 강석호 의원은 영덕, 전광삼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울진으로 지역 정치권에서는 영덕과 울진에서 몰표를 받으면 낙승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영양'봉화 외면 현상을 부추기고 있는 것.
영양'봉화군민들은 "지난번 총선에서 강석호 의원이 사실상 영양'봉화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됐는데 우리한테 이럴 수 있느냐"고 하소연했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지역대학 한 정치학과 교수는 "결국은 지역 대표성을 잃어버린 우리 선거구의 모순 탓"이라며 "선진국 대다수 국가가 채택 중인 지역 대표성 원칙을 실현할 수 있는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울진 강병서 기자 kbs@msnet.co.kr
영양 엄재진 기자 2000jin@msnet.co.kr
성주 고령 전병용 기자 yong126@msnet.co.kr
칠곡 이영욱 기자 hell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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