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에 꽃놀이패란 것이 있다. 꽃놀이패는 상대에겐 큰 손실을 주지만 본인에겐 별 상관이 없는 참으로 기발한 수다. 바둑판에서 나올 수 있는 여러 패(覇) 가운데 단연 으뜸이다. 안전도 꽃놀이패여야만 한다. 재난이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거나 발생하더라도 인명과 재산에는 별 피해가 없도록 관리되어야 한다.
안전의 꽃놀이패는 우리 생활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실수방지장치(Fool Proof)와 이중안전장치(Fail Safe)다. 전자는 지능이 낮은 사람이나 공황상태에서도 안전시설을 쉽게 판별하고 이용하는 방식이다. 매일 사용하는 출입문이 피난방향으로 열리는 것이 그것이다. 후자는 하나의 안전장치가 고장이 나거나 그 사용에 실패하더라도 다른 수단의 안전장치를 이용하여 구제하는 방식이다. 압력솥에 자동안전밸브와 수동조작 버튼이 함께 설치된 것이 좋은 예다.
춘추전국시대 한비자는'천리 제방도 개미굴로 인해 무너진다'했다. 일화에 의하면 위나라 재상 백규는 황하의 물을 잘 다스려 탄탄대로의 길을 걸었다. 언제나 부지런하고 틈틈이 강둑을 순찰하면서 자그마한 개미구멍도 그냥 지나치지 않은 백규의 치수 방법을 한비자는 높게 평가한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안전이란 바둑판에서 꽃놀이패를 만드는 묘수는 항상 우리 곁에 있다. 그 신의 한 수는 바로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조금 더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다. 조금의 불편함과 조금의 경제적 부담을 흔쾌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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