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유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단순한 일자리 창출보다는 청년층의 노동 권리 향상과 청년 문제를 전담'총괄하는 가칭 '청년국' 신설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청년들의 '대구 엑소더스'는 단연 일자리 부족이 원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괜찮은' 일자리의 절대 부족이 엑소더스 현상을 부채질한다.
대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청년들은 열악한 근로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대구청년유니온이 지난 10월 한 달간 지역 청년노동자 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청년 직장인들의 월평균 급여는 163만원,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52시간으로 나타났다. 주당 52시간을 최저임금으로 계산한 156만원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더욱이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근로자가 27%나 됐고, 청년 직장인 10명 중 8명은 근무 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최유리 대구청년유니온 위원장은 "덜 받고 더 오래 일하는 열악한 노동 현실에 청년들은 더 나은 직장을 찾아 대구를 떠나고 있다"며 "대구시의 일자리 정책은 고용창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실상 청년들은 양보다 질을 원한다. 정책의 방향도 노동 권리 향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역사회가 청년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줘야 할 시점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미 지역에 남아있는 청년들은 자신이 패배자가 된 것 같은 낙인효과가 나타날 정도로 전반적인 인식이 좋지 않다. 더는 청년 유출을 내버려뒀다가는 지역경제는 물론, 지역의 전반적 분위기가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역 청년문제를 총괄하고 이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민'관'학'연이 참여하는 '청년국'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김영철 계명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일자리 창출은 뻔한 해답이지만 청년들을 위한 좋은 일자리를 내놓기 위해서는 대구시와 기업, 대학 등 지역사회 전체의 각성과 희생이 절실하다. 일자리를 앞세워 정부의 지원만 받으려 하는 행태로는 상황을 호전시킬 수 없다"며 "기득권 세력이 청년들을 위해 양보하고 희생해야 한다"고 했다. 또 "청년국은 청년들의 목소리를 모으는 동시에 청년유출 문제 해결을 위한 획기적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지역사회 전체의 공감과 협조가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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