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패' 바꿔 다는 지자체…새해 맞아 슬로건·상징물 교체

중구 '대구 중심→대구 미래' 근대 역사 슬로건도 추가…남구 슬로건 '쇄소응대' 지정

대구 기초자치단체들이 새해를 맞아 각 구를 상징하는 슬로건, 상징물 등을 앞다퉈 바꾸고 있다.

오래된 슬로건을 변화된 구정 목표에 맞게 고치고 별다른 연고성이 없었던 구조(區鳥), 구화(區花) 등을 지역친화적으로 변경해 주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한 조치다.

중구청은 지난 10년간 써오던 슬로건을 올해부터 '중구는 대구의 미래입니다'로 고쳤다. 기존 슬로건 '중구는 대구의 중심입니다'가 지리적으로만 대구의 '중심'이라는 의미를 담아 지엽적이란 목소리가 안팎으로 있었던 탓이다. 구청은 지난해 주민 공모 끝에 '중심' 대신 더 큰 의미를 함축한 '미래'로 대체하기로 했다. 'to be Jung gu'란 영어 슬로건도 추가해 '도심 역사는 중구로부터'란 뜻도 담았다.

최춘실 중구청 기획담당은 "도심 중심 지역은 그 도시의 원형을 보존하고 있어 지역 전체의 근대 역사를 반영하는 곳으로 볼 수 있다"며 "중구가 대구의 중심으로서 미래를 열어가는 데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고 했다.

북구청은 지난해 11월 구조였던 황조롱이를 수리부엉이로, 구화인 개나리를 목백일홍으로 바꿨다. 지난 3년간 구조였던 황조롱이는 주민들이 잘 모르는 조류이기도 하고, '조롱'이란 어감이 듣기에 좋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라서다. 새로운 상징물인 수리부엉이와 목백일홍은 지역적 연고도 있다. 북구 노곡동 인근에 과거 부엉이가 많이 서식했다고 전해 내려오는 '부엉더미'란 지명이 있고, 현재 팔달교 인근에는 목백일홍이 대규모로 자라고 있다.

김종술 북구청 기획담당은 "부엉이의 큰 눈은 북구의 주력산업인 안경을 떠올리게 해 설문조사에 참여한 주민들의 반응이 좋았다"며 "올해 안으로 부엉이와 관련된 캐릭터 구상에 들어갈 예정이다"고 했다.

남구청의 경우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구정 슬로건으로 '물 뿌려 비질하고 공손하게 주민들을 맞이한다'는 의미의 '쇄소응대'(灑掃應對)를 지정했다. 남구청은 대구시 청소행정평가에서 9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청소가 주력 행정 분야인 만큼 환경을 깨끗하게 정비해 기본에 충실하자는 각오를 담았다.

달서구청과 서구청도 구조가 비둘기와 까치로, 유해 조수인 탓에 변경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 구청 관계자는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비둘기와 까치가 유해 조수라는 인식이 강해져 구조를 바꾸자는 주민 요구가 많지만 구조를 갑자기 바꾸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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