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성광중과 일본 히로시마현 이노구치묘진 소학교가 2013년부터 역사 교사 상호 방문 수업을 진행 중이다. 두 학교의 역사 교사가 번갈아 양국을 방문해 역사 수업을 하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28일에는 이노구치묘진 소학교 교사가 성광중을 방문해 '일본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국과 일본, 그 사이의 역사'를 수업했고, 오는 18일에는 성광중 박재홍 교사가 일본에서 '조선통신사를 통해 본 한일 교류의 역사'와 '원폭'을 주제로 수업한다.
이러한 역사 교사 상호 방문 수업의 인연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구의 역사 교사와 일본 히로시마 역사 교사가 주축이 돼 임진왜란 이후 한일 통신사 교류 이야기를 담은 '조선통신사'라는 공동 역사 교재를 만들었다. 이어 2013년에는 1800년대 후반 개항부터 광복 때까지의 한국 근현대사를 주제로 '한국과 일본, 그 사이의 역사(일본 명 배움으로 이어가는 일본과 한국의 근현대사)'라는 두 번째 공동 교재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명성황후 시해, 독도 문제 등 양국 간 이견이 많은 민감한 문제는 독자적으로 기술하거나 교재 내용에서 제외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일본의 식민 지배가 침략이며, 위안부 문제는 강제에 의한 인권 유린으로 규정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이 사이에 교육부와 동북아역사재단의 지원으로 두 나라 교사의 상호 방문 역사 수업이라는 결실을 맺은 것이다.
특정한 학교 사이의 행사지만, 이 상호 방문 수업은 자라는 중학생에게 역사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열어 준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다. 아직 두 나라 사이에 메워야 할 골이 많은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성광중에서 수업한 일본 사타카네 교사는 "아픈 역사일수록 덮어두기보다 서로 더 잘 알 수 있도록 드러내야 다시는 그러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고민하고 실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천 방법은 많지만, 이번 역사 교사 상호 방문 수업도 하나의 훌륭한 방법이 될 것이다. 정치적 역학 관계 등으로 정부가 나서기 어렵다면, 민간 차원에서 이러한 노력을 지속하고, 지자체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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