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황사와 미세먼지

황사(黃砂)는 문자 그대로 누런 흙이다. 중국 내몽골의 고비사막이나 타클라마칸사막에서 주로 발원한다. 황사는 봄철 편서풍을 타고 공업지대를 지나며 한반도로 이동해 우리를 괴롭힌다. 그 발원지가 중국인 만큼 황사가 발생하면 중국을 탓해 문제가 없다.

요즘은 황사보다 '미세먼지'가 더 부각된다. 황사는 주로 봄에 발생한다지만 미세먼지는 사시사철 우리를 괴롭힌다. 미세먼지가 말썽이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세계보건기구가 미세먼지를 일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것은 2013년 10월의 일이다.

미세먼지는 그야말로 가는 입자다. 입경 10㎛ 이하의 작은 입자를 미세먼지, 그중에서도 2.5㎛ 이하의 더 작은 알갱이를 초미세먼지라 부른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이물질은 코털이나 기관지에서 걸러지지만 미세먼지는 크기가 작다보니 호흡기를 그대로 통과해 체내에 침착된다.

1995년 미국 암학회는 초미세먼지가 1㎥당 10㎍ 늘면 총 사망률은 7%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4월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 탓에 수도권에서만 1년에 성인 1만5천여 명이 조기 사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52년 4천 명에 가까운 사망자를 냈던 런던스모그 역시 미세먼지 탓이었다.

새해 들어 미세먼지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내륙지역인 경북 김천에는 3일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다. 대구 도심 역시 나쁨 단계(51~100㎍/㎥)가 며칠째 수 시간 동안 계속됐다.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황사처럼 중국을 탓하려는 움직임 역시 커지고 있다. 온라인은 이미 중국 성토장이다. 그렇지만 중국을 탓할 수만은 없다.

미세먼지는 아황산가스 질소산화물 같은 수많은 대기오염 물질을 포함한다. 이런 대기오염 물질은 주로 자동차, 공장 등에서 화석연료를 태우며 발생한다. 지금까지 연구에 의하면 국내 미세먼지 중 중국에서 비롯한 것은 30~40% 정도였다. 중국의 오염이 우리나라 대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나라의 오염원이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보유 대수는 2014년 기준 세계 15위다. 총 전력의 39%는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나온다. 그럼에도 2021년까지 24기를 더 세운다는 계획이다. 우리가 할 일을 먼저 하지 않고 툭하면 중국만 탓하다 국민 건강을 송두리째 잃게 될까 그것이 더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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