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국 증시 쇼크, 코스피 1,910선 후퇴

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한 증권회사 객장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여성 옆의 한 남성이 주식 시세판을 바라보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새해 첫 개장일인 이날 장중 7% 가까이 폭락하면서 사상 첫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거래가 완전 중단됐다. 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한 증권회사 객장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여성 옆의 한 남성이 주식 시세판을 바라보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새해 첫 개장일인 이날 장중 7% 가까이 폭락하면서 사상 첫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거래가 완전 중단됐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새해 첫 거래일인 4일 중국 증시 폭락 여파로 2%가 넘는 낙폭을 기록하며 1,910선으로 내려앉았다. 이날 코스피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보다 42.55포인트(p) 내린 1,918.76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9월 8일 1,878.6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루 낙폭으로는 지난해 8월 24일 46.26p 떨어진 이후 최대다.

이날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1,954.47에 약보합 출발했다. 그러나 중국 쇼크와 외국인'기관의 쌍끌이 매도세에 밀려 1,910선으로 후퇴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천575억원, 3천429억원어치의 매물을 내놨다. 개인이 4천142억원어치를 사들여 수급 공방에 들어갔으나 지수를 사수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56p(0.67%) 내린 677.79에 장을 마쳤다. 출발은 오히려 680선에서 소폭 오르며 시작했다. 그러나 중국 증시가 폭락하자 장중 하락 전환해 낙폭을 좁히지 못했다. 개인만이 홀로 26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28억, 78억원어치 순매도세 우위를 보였다.

환율도 올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5.2원 오른 달러당 1,187.7원으로 마감했다.

중국 증시가 폭락의 진앙이었다. 중국 제조업 지표 부진과 중국 정부의 지분 동결 조치 해제 등으로 상하이증시는 이날 7% 이상 폭락해 거래 중단됐고 상하이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6.85%p 하락한 3,296.66으로 장을 마감했다. 동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국제유가 불확실성이 확대된 점도 투자 심리를 급격히 악화시켰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2일 사우디 내 소수 시아파 지도자 등 47명을 테러 혐의로 집단 처형했다고 밝혔고, 3일에는 이란과의 외교 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지난해 7월 중국이 증시 폭락을 막기 위해 실시했던 대주주의 지분 동결(매도 금지) 조치가 오는 8일부터 풀리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당국 제한으로 미뤄온 증시 매도세가 연초부터 쏠리게 됐다. 위안화 약세도 한몫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위안 환율을 달러당 6.5032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 거래일(6.4936위안) 대비 위안화 가치를 0.15% 낮춘 것이다.

삼성증권 최대희 차장은 "중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과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의 정책 경계감, 신흥국 경기 우려감 등이 새해 첫 거래를 맞아 중국 증시를 중심으로 촉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중국발 악재가 우리 증시에는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심대섭 메리츠종금증권 전문투자 상담역은 "시장이 새해 첫날부터 과하게 반응한 경향이 있다. 단기 바닥으로 더 이상 시장에 충격을 줄 정도는 아니다. 다만, 삼성전자 등 제조업의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금리 인상 요인, 경기 전망 불투명 등이 투자자들에게 공포로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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