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미 조희팔 수사'.
검찰의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최측근 강태용(54) 수사가 부실 논란을 빚고 있다.
중국에서 검거된 강태용이 국내에 소환되면 조희팔의 생존 여부는 물론 범죄 금액과 은닉 재산 규모 등 조희팔 사건의 총체적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검찰 기소 내용은 이미 알려진 범죄 사실을 재언급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대구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황종근)는 4일 조 씨의 2조9천억원대 다단계 사기 행각의 핵심인물로 활동한 혐의로 구속된 강 씨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강 씨에게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횡령, 배임을 비롯해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뇌물공여,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이 적용됐다. 하지만 검찰이 새롭게 밝힌 범행은 유사수신 회사의 범죄 수익금 202억여원 횡령이 거의 유일하다. 검찰은 강 씨 송환에 앞서 횡령액수를 100억원으로 특정했었다. 나머지 2008년 당시 조 씨 사건 수사를 담당한 경찰관에게 1억원을 건넨 혐의와 지인 및 친인척을 통해 60여억원의 범죄수익금을 은닉한 혐의는 이미 밝혀진 내용이었다.
더욱이 검찰은 강 씨가 횡령한 200억원의 사용처에 대해서도 '도피자금으로 사용했다'는 것 외에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했다. 강 씨에게 2억7천여만원을 받은 김광준 전 부장검사를 포함한 정관계 로비 의혹과 비호세력 실체, 은닉 재산 행방, 조희팔 생존 의혹 등은 기소 내용에서 아예 빠졌다.
이를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는 '용두사미 수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강 씨가 검거되면서 조 씨 사기 사건은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고, 검찰도 수차례 철저한 수사를 다짐했었다. 검찰은 특히 2014년 7월부터 시작된 조 씨 사건 재수사를 통한 축적된 자료와 대검찰청에서 파견받은 전문 계좌추적 수사관을 통해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강 씨 조사에 상당한 자신감을 비친 것에 비하면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이와 관련,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이 강 씨 검거를 계기로 더 이상 수사를 확대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듯하다"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대구지검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강 씨 기소에 수사의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앞으로 구체적인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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