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보즈워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3일(현지시간) 밤 보스턴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한미연구소가 4일 밝혔다.향년 77세.
주한 미국 대사를 지낸 보즈워스 전 특별대표는 최근까지 한미연구소 소장을 맡아왔다.
보즈워스 전 특별대표의 사인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나,몇 년 전 전립선암에 걸린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즈워스 전 특별대표는 지난해 11월 국제 콘퍼런스 참석차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건강이 좋지 않아 전격 취소한 바 있다.
1939년 미시간 주 그랜드래피즈에서 태어나 다트머스대학을 나온 그는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북한을 자주 방문하고 지난 20년간 북핵 문제에 관여해 온 미국 내 최고 북핵 전문가로 손꼽힌다.
1961년 국무부에 들어오고서 미국 대외 정책의 골간을 짜는 정책기획실장을 거쳐 미주지역 부차관보와 경제담당 부차관보를 역임했다.
또 튀니지 대사에 이어 1987년 필리핀 대사를 끝으로 공직에서 은퇴한 뒤 1995년부터 2년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초대 사무총장을 맡아 경수로 협상을 이끌면서 한국과 깊은 인연을 맺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이자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맞은 즈음인 1997년 11월 말 부임해 2001년까지 주한 미국대사를 지냈다.보즈워스 전 특별대표는 과거 한미경제연구소(KEI)가 펴낸 '주한 미대사 비망록'에서 대사 재임 기간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1998년 8월 북한의 3단계 대포동 미사일 발사를 꼽으면서 이를 계기로 북한 미사일에 대한 대책을 서둘러 세우는 등 미국의 대북 정책이 극적으로 바뀌었다고 밝힌 바 있다.
2009년 2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과 동시에 대북정책 특별대표직에 임명돼 2년8개월 간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실무선에서 총괄 조정했다.
오바마 행정부 내에서 대북 대화파에 가까웠던 것으로 평가되는 보즈워스 전 특별대표는 북한의 의중을 탐색하기 위해서라도 적절한 대북 관여정책(engagement policy)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했으며,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3차례 직접 마주앉아 회담했다.
지난해 1월에는 탐색 대화를 위해 북한 외무성 관리들과 '싱가포르 접촉'을 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3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과거사 왜곡 및 위안부 부인 논란에 대해 "일본이 최근 몇 년 동안 잘못된 방향으로 갔는데 과거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일본 정부는 과거사를 반성하고 사죄한 독일의 선례를 따라야 한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워싱턴 외교가에선 보즈워스 전 특별대표에 대해 한반도 격동기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한미관계 증진에 이바지한 인물로 평가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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