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 호레쉬 씨 가정은
이스라엘 북부 나하리야 네웨지브. 이스라엘 중산층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다. 취재진은 이곳 모세 호레쉬(56) 씨 집을 찾았다. 모세 씨는 인근 테판스쿨 과학교사인 부인 다프나 호레쉬(41) 씨와 사이에 2남 2녀를 둔 가장이다. 모세 씨는 한국에서 금속 코팅 기계를 이스라엘에 수입'판매하고 직접 금속 코팅 회사도 갖고 있다. 1999년에 대구를 방문한 적이 있다는 그는 번화한 지하상가가 인상 깊었다고 털어놨다.
◆모세 씨 부부의 자녀 교육
모세 씨는 부모가 모로코에서, 다프나 씨는 부모가 폴란드에서 이스라엘로 이민 온 유대인이다. 모세 씨는 "아이들은 신이 주신 선물, 아내 역시 신이 주신 선물"이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이스라엘 발전 원동력을 가족에서 찾는 이들이 많다. 가족 관계, 가족과의 소통을 매우 소중하게 여기는 게 이스라엘 사람들이다. 한국에서는 집에서 직장을 출퇴근하는데 2, 3시간 거리이면 가족과 떨어져 기숙사나 혼자 사는 경우가 많지만 이스라엘 아빠들은 출퇴근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가족이 인생의 전부이자 힘이다" "직장을 위해 가족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직장보다 가족이 소중하다"는 분위기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모세 씨 부부는 무엇보다 자녀에게 '이렇게 해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는다고 했다. 부부는 "자녀가 하고 싶어하는 것,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도록 도와주고 그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라고 얘기했다. 큰딸 엘라는 "내가 원하는 것을 허락해주고, 선택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는 아빠'엄마를 존경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부부의 자녀 교육 얘기는 더 이어졌다. '아이들이 바보 같은 얘기나 제안을 하더라도'(모세 씨 부부 표현) 부모가 들어주고 같이 해주려 노력한다고 했다. 자녀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이다. 구체적 사례로 부부는 작은아들인 옴리의 어린 시절 얘기를 했다. 두 살 때부터 옴리는 왜(why)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는 것. 아빠가 빵을 사도 "왜 빵을 사느냐"고 묻는 등 온종일 "왜?"라는 질문을 했다는 것이다. 이웃 주민이 "저 아이는 왜라는 말밖에 모르느냐"고 물을 정도였다. 부부는 "우리 유대인들은 뱃속에서부터 질문하는 법을 배운다고 말할 정도로 질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창의성 교육도 그 첫걸음은 질문에서 시작한다고 믿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아이들이 담배를 피운다면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끈질기게 얘기해 담배를 끊게 하는 것도 부모의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2남 2녀가 털어놓은 아빠'엄마, 꿈
모세 씨 자녀인 길라드(17'남) 옴리(15'남) 엘라(13'여) 아비가일(11'여)은 쾌활하고 거리낌없는 모습이었다. 인근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비가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어머니가 과학교사로 있는 테판스쿨에 재학 중이다. 11학년인 큰아들 길라드는 1주일에 한 번 인근 소방서를 찾아 구급차를 타고 응급환자를 돌보는 봉사를 하고 있다. 10~12학년에 60시간의 봉사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길라드는 "군에 가기 전 친구와 함께 자전거로 이스라엘 전역을 여행하는 게 목표"라며 "관광 자격증을 따 11살짜리 7명을 안내해 야영을 하기도 했다"고 했다. 군 제대 후 길라드는 여행 관련 일을 하는 게 꿈이다.
작은아들 옴리는 컴퓨터 관련 일을 하는 게 장래 희망이다. 정보부대에서 군 생활을 하기 위해 열심히 컴퓨터를 배우고 있다. 동물을 좋아하는 큰딸 엘라는 수의사가 꿈이고, 농구를 좋아한다는 작은딸 아비가일은 어른이 돼 하고 싶은 꿈을 아직 갖고 있지 않다. 아이들이 각자 갖고 있는 미래의 꿈과 직업은 모세 씨 부부가 정해준 것이 아니라 본인들이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것을 토대로 정한 것이라고 부부는 귀띔했다.
◆한국과 이스라엘 자녀 교육 차이점
이스라엘에서 11년째 사는 세 아이 아빠 홍경수(45) 씨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있어 가족은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일이 우선이 아니고 늘 가족이 우선이다. 그 속에서 안정감을 찾는다"고 했다. 이 같은 인식을 토대로 해 이스라엘 유대인 부모들은 자녀 교육에 정성을 쏟고 있다. 유대인 부모들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집에 돌아오면 "오늘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어떤 질문을 했니?" "무슨 일이 있었는데, 너는 어떻게 행동했니?"라고 아이에게 묻는다. "오늘 학교에서 뭘 배웠니?"라고 묻는 우리 부모와 다르다. 우리 부모의 교육방식이 아는 것(지식)에 집중하면서 수동적 태도를 수용하는 데 반해 이스라엘 부모는 자녀에게 자기 주도적으로 문제 해결을 하는 적극적인 태도를 가르치는 것이다.
◆유대인 교육법 하브루타
하브루타(havruta)는 히브리어로 친구 또는 짝을 의미한다. 가정에서 '탈무드'를 함께 읽고 대화하는 것과 초'중'고교와 대학에서의 토론식 학습까지 포괄하는 유대인 학습법을 일컫는다. 부모와 자녀, 학생과 교사가 동등한 입장에서 얘기하는 게 핵심이다. 예를 들면 "너, 손 씻고 밥 먹어야지"(엄마) "왜, 엄마?"(아들) "으응, 밖에서 흙 놀이 하고 왔잖아" "그런데요?" "그 흙 속에는 작은 벌레들이 많아, 그 흙을 만지고 놀았으니 네 손에도 벌레가 묻어 있겠지? 그러니까 손을 안 씻고 밥을 먹으면 어떻게 되겠니? 벌레가 몸속으로 들어가지, 그래서 벌레들이 네 밥도 빼앗아 먹고 부족하면 네 몸까지 파먹는 거야. 너, 가끔 배 아플 때 있지? 그것도 다 벌레 때문이야, 그러니 어서 가서 손 씻고 와야지." "예, 알았어요." 같은 식이다.
◆다자녀 많은 이스라엘 가정
이스라엘 곳곳을 취재하며 가장 인상적인 것은 자녀들이 많다는 것이다. 자녀 셋 이상을 데리고 다니는 부부를 흔히 볼 수 있다. 네 자녀 이상 가정도 많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다니는 부모들도 많다.
자녀를 많이 낳다 보니 이스라엘 인구는 꾸준하게 늘고 있다. 2014년 9월 기준 825만 명. 2013년 인구 증가율이 1.9%에 이를 정도로 매년 인구가 큰 폭 증가하는 추세다. 유대인은 자녀를 신의 축복으로 여겨 피임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을 많이 낳는다고 한다. 최소한 두 명의 자녀를 키울 의무가 있다는 게 유대인 율법이기도 하다. "자녀는 신이 주신 선물"이라는 인식이 보편적이다. 여기에 러시아를 비롯한 이민자들이 유입되는 것도 인구 증가 요인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전체 인구 가운데 어린이와 청소년층이 두텁다는 것이다. 0~24세의 비율이 43.5%로 OECD 국가의 비율(24~31%)보다 상대적으로 매우 높다. 젊은이가 많은 관계로 사회가 비교적 역동적이며 생산성이 높다. 이스라엘 성장의 또 다른 요인을 인구 증가와 젊은 층 비중이 높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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