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총선 앞두고 불안 조장…정부서 예측 못해 유감"

시민, 큰 동요없이 담담

북한이 수소폭탄 핵실험 성공을 발표한 6일 동대구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북한이 수소폭탄 핵실험 성공을 발표한 6일 동대구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소식이 전해졌지만 당초 우려와는 달리 일반 시민들은 큰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

이날 오후 2시 동대구역 대합실 대형 TV 앞에는 북한의 핵실험 보도에 촉각을 기울이는 시민이 모여 있었다. 제주도에서 대구를 방문했다는 오승일(53) 씨는 "북한 핵실험은 하루 이틀 일도 아니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일이라 크게 두렵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본에 산다는 40대 부부는 "북한이 자신들의 내부 계획에 따라 하는 실험인 만큼 크게 관심을 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손을 내저었다.

하지만 다소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시민들도 있었다. 대구역 대합실에서 기차를 기다린 정은주(59'여) 씨는 "북한은 전쟁만 준비한 나라인데 그런 나라가 공격을 해오면 대처할 방법이 있겠느냐"며 "북핵 뉴스만 나오면 가슴이 철렁하다"고 말했다. 수원에 사는 김완근(56) 씨도 "우리가 북한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국민도 안보의식이 낮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경각심을 깨울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는 시민들도 있었다. 김계홍(34) 씨는 "북한이 사전에 핵실험 준비를 하고 있었을 텐데 우리나라가 전혀 감지하지 못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이모(30) 씨는 "총선 전에 하는 일종의 쇼가 아닐까 한다"며 "정치적 의도로 국민 불안을 조장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시민사회단체도 이날 긴급 성명서를 내고 정부가 이번 일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김두현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사무처장은 "한반도 주변 정세를 긴장시키는 핵실험은 유감이지만 우리 정부가 평화적 해결을 위한 협상의 자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더 이상 북한에 대한 제재와 봉쇄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반면 안보단체는 우리 정부의 보다 강력한 대응을 요구했다. 정춘광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대구시지부장은 "북한의 핵실험은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정부의 강경한 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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