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시즌 삼성 라이온즈 마운드의 한 축을 맡을 콜린 벨레스터(30)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는 외국인 선수다. 그의 연봉 50만달러는 KIA가 새로 영입한 헥터 노에시(170만달러), 한화와 재계약한 에스밀 로저스(190만달러)는 물론 함께 삼성 유니폼을 입은 앨런 웹스터(26)의 85만달러보다 훨씬 적다. 2008년부터 이따금 나선 메이저리그 성적도 8승 17패(평균자책점 5.47)로 좋지 않다.
마운드 재편이 절실한 삼성이 그런 그를 낙점한 것은 역설적으로 '헝그리 정신'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팔꿈치 부상 탓에 프로 11년 차였던 2014년에 루키리그까지 추락했다가도 끝내 재기한 정신력에 주목한 것이다. 동기부여가 강하게 돼 있는 선수만이 프로 무대에서 성공한다는 게 삼성의 판단인 셈이다.
벨레스터는 2004년 몬트리올 엑스포스(워싱턴 내셔널스의 전신)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한때 팀 내 유망주 1위에도 올랐으나 꽃을 피우지 못한 채 2012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2013년 텍사스 레인저스, 2014년 피츠버그 파이리츠, 2015년 신시내티 레즈 등 5개 구단을 떠돌았다.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43승 50패 14세이브와 평균자책점 4.28이다.
가뜩이나 내림세를 보이던 그의 투수 경력은 2013년 6월 오른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을 받으면서 끝나는 듯했다. 삼성에서 활약했던 임창용'배영수'오승환 등도 경험한 '토미 존' 수술이다. 재활 과정이 매우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벨레스터는 당시 심경을 2014년 7월, 'Kaplifestyle'이란 인터넷 사이트에 '수술 이후의 삶'이란 제목으로 기고한 글에서 자세히 털어놓았다. 이 사이트는 최근 팀의 감독 후보에 오르기도 했던 게이브 케플러 LA 다저스 마이너리그 육성책임자가 운영하고 있다.
벨레스터는 이 글에서 "육체적 고통보다 정신적 고통을 극복하는 것이 훨씬 큰 도전이었다. 13개월에 걸친 재활은 끝이 보이지 않는, 기나긴 터널이었다"고 회고했다. 또 "5세 때 야구공을 처음 잡은 이후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처음 깨달았던 시간이었다"며 "수술 덕분에 더 나은 인격체, 선수, 남편이 됐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자신보다 한참 어린 10대 선수들의 조롱을 견디며 루키리그에서 시간을 보낸 그는 2014년 11월 피츠버그와의 계약에 극적으로 성공했다. 이어 지난해 6월에는 신시내티에 영입돼 2012년 이후 3년 만에 메이저리그 무대를 다시 밟았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성적은 15경기에 불펜투수로 나와 15.2이닝을 던지며 1승 1패 평균자책점 7.47을 기록했다.
역경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한 벨레스터는 상당히 적극적인 성격이다. 2014년 삼성에서 뛰었던 투수, 제이디 마틴을 통해 알아낸 삼성 스카우트 담당자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 한국 진출 의사를 밝혔고, 지난달 계약 이후에도 자신의 훈련 과정, 개인 투수 코치의 평가 등을 상세하게 전하고 있다.
삼성 측은 "벨레스터가 2013년 이후 선발투수 경험이 없다는 게 단점이지만 성공에 대한 의지가 강한 선수라 최소한 10승 이상을 해줄 것"이라며 "전담 트레이너를 정해 효율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 플로리다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는 벨레스터는 이달 21일 괌 스프링캠프에서 삼성 선수단과 첫 인사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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