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참여마당] 시: 귀가-먼 길 간 동무

#귀가-먼 길 간 동무

산으로 갔습니다 이승의 허물 벗고

나비처럼 날아가 별이 되었습니다

캄캄한 밤

이슬 타고 육신이 잠든 곳에 갔습니다

풀벌레 우는 소리 가슴을 적시는데

가을걷이 바쁜 토끼 다람쥐 잠꼬대에

코골던 고라니 짜증 섞인 발길질 피해 나왔습니다

가을빛 물드는 거리

차가운 정적만이 흐르는 낯익은 동네

성당 십자가 앞 한참 머물렀습니다

골목길 돌아 돌아서 외딴 오두막집 들어가다

이름 부르며 쫓아오는 남편

가까이 갈 수 없어

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황망히 떠났습니다

아무런 표정 없이 큰 웃음 지으며

하늘나라 돌아가는 걸 보았습니다

편재영(김천시 삼락택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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