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한 주민은 한국전쟁 어떻게 봤을까…『말하지 않는 한국사』

말하지 않는 한국사

최성락 지음/ 페이퍼로드 펴냄

그 어느 때보다 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이 책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찬성이나 반대의 취지로 쓰인 책은 아니다. 오히려 기존의 검정교과서에서도 찾아볼 수 없고, 국정교과서에서도 다루지 않을 내용들을 써내려간 책에 가깝다. 엄정하고도 체계적으로 구성된 본격 역사서와는 거리가 멀다. 정설로 굳어진 관점에 의문을 제기하고, 같은 사건을 다른 차원에서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역사 에세이 또는 칼럼에 가깝다.

저자는 근대 이전부터 현대까지 주목받지 못했던 사건, 외면하거나 감추고 있었던 진실들을 42가지 주제로 나눠서 조목조목 따져본다.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했다면?'과 같이 누구나 한 번쯤 해보았을 가정에 대해 '고구려는 결국 중국의 속국이 되었을 것이다'고 단언하기도 하고, '북한 주민들에게 한국전쟁은 북침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역사적 사건에 대한 저자의 해석과 상상은 순식간에 비약하기도 하고, 끝도 없이 암울해지는가 하면 절망이 극에 달할 때쯤에는 논의를 마치고 다음 주제로 넘어간다.

저자의 의도는 한국 역사에서 사실 그대로의 치부를 드러내는 일이다. 조선 말기의 정부가 얼마나 무능했는지, 일본에 선진 문화를 전파해준 통신사 행렬이 어떻게 대마도의 농간에 속아 넘어 갔는지, 한국전쟁이 참혹했던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를 모른 채로 인정하지도 않는다면 지난날의 과오와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여지도 사라지게 된다.

저자는 "우리가 아무리 한국 역사의 치부를 숨겨도 다른 나라들에 의해서 결국 밝혀지고 말 것"이라면서 "국가 차원에서 벌어진 일일수록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256쪽, 1만4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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