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은 무슨 해? 병신년(丙申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질문자의 의도는 그게 아니다. '한국관광의 해'와 같은 답을 원했다. 이제 질문자가 원했던 답을 말하겠다. 2016년은 '한국자원봉사의 해'이다. 행정자치부가 지난해 12월 4일 전국자원봉사자대회 때 선언했다. 대구시 또한 올해를 '대구자원봉사의 해'로 맞이해 대구 곳곳에서 자원봉사의 물결이 넘쳐나길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기대에 발맞춰 시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주 '즐거운 주말'에서는 '나누는 2016년'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해보기로 했다. 아직도 우리 곁에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이 있다. 그게 사회'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것이든, 무엇이건 간에. 올해는 대구시민 모두가 우리 이웃에게 '내가 먼저 손을 내미는' 해가 되길 소망한다. 봉사와 기부로 삶을 살찌우는 사람들을 찾아보고, 아직 이런 일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 봉사와 기부를 시작하는 방법도 제시한다.
홍준표 기자 agape1107@msnet.co.kr
◇통계로 살펴본 '나눔도시 대구'
대구라는 도시 이름을 듣고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는 어떤 것인가? 세대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대프리카, 불지옥, 고담대구 등 부정적인 느낌을 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대구는 그 속살을 자세히 살펴보면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대구는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한'일 월드컵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굵직한 국제행사를 거치면서 자원봉사 문화가 탄탄하게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4월 대구에서 열린 '제7차 세계물포럼'은 그런 대구시민의 따뜻한 마음씨를 여실히 보여준 장이었다. 당시 대구시민은 15개 분야에 360여 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이들은 각자 자리에서 소임을 다하며 대구를 찾은 세계 각국의 주요 인사와 관광객에게 대구의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줬다. 대구에서 자원봉사가 태동한 1996년부터 10년이 흐른 지금 자원봉사자는 20대 청년에서부터 80대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확대됐다.
◆자발적인 봉사
대구는 자원봉사의 메카이다. 복지 현장을 누비는 활동가들은 "다른 도시 활동가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구 사람들이 마음이 따스하다는 걸 느낀다"면서 "현장에는 시민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런 필요가 자발적인 시민의 참여로 100%는 아니지만 상당 부분 충족된다"고 입을 모은다.
이는 지표로도 드러난다. 2015년 연말 기준 대구시민 가운데 행정자치부와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가 함께 운영하는 '1365 자원봉사포털'에 등록된 자원봉사자가 약 56만4천 명이다. 이 중 36.17%, 20만3천여 명이 활동한 것으로 나타나 등록대비 활동률로 보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대구 자원봉사의 시발점은 1996년으로 거슬러간다. 그해 5월 1일 민간차원에서 '자원봉사능력개발원'이 설립된다. 그리고 이때부터 자원봉사자 및 지도자 교육에 나섰다. 개발원은 현재 5개 부설기관을 두고 현장중심 활동을 하며 다양한 나눔 활동을 하고 있다. 같은 해 10월 시는 대구시자원봉사센터를 설치해 운영에 나섰다. 또 2002년까지 8개 구'군에 자원봉사센터를 설립, 위탁운영했다. 이 같은 인프라의 활용을 위해 대구시는 2003년 자원봉사 전담조직인 '자원봉사과'를 신설했다. 게다가 자원봉사활동을 진흥'육성하는 데 필요한 법적'제도적 장치인 대구시자원봉사활동 지원조례를 2003년 7월 제정해 운용 중이다.
◆온정을 담은 기부 행렬
대구시민은 유'무형 기부에도 적극적이다. 시는 대구의 자원봉사를 한 단계 성장시키고자 지난해 '재능나눔봉사단'을 발족했다. 재능나눔봉사단은 전문지식과 기술을 이웃과 나누는 재능기부를 주로 한다. 재능나눔봉사단은 10개 영역(교육'상담, 의료, 뷰티, 공연, 재가수리, 전자'기계정비, 요식업, 안전, 이벤트기술, 홈패션)에서 한 달간 신청자를 모집했다. 그 결과 8천500여 명이 신청했을 정도로 시민의 관심이 높았다.
대구는 생명 나눔 운동의 모범 지역이기도 하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는 지난해 6월 14일 전국 129개 헌혈의 집을 대상으로 한 2014년 운영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6개 부문 평가에서 대구 중앙로센터는 동절기 수혈용 혈액 목표 달성 부문, 동성로센터는 연간 채혈 실적 부문에서 최우수 헌혈의 집으로 뽑혔다. 또한 2014년 전국 헌혈자는 305만3천425명으로 집계됐는데, 대구경북은 26만3천853명으로 서울의 108만5천1명 다음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2011년 21만2천1명 이후 매년 8% 가까이 헌혈자가 늘어 연평균 증가세는 전국 최고다.
금전적인 기부도 줄을 잇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고속도로 이용객이 통행료를 내고 남은 돈을 모아 취약계층 지원에 사용할 목적으로 12월에서 이듬해 1월까지 '고속도로 톨게이트 모금 캠페인'을 진행한다. 지난해 북대구와 서대구요금소에서 5천280여만원, 동대구와 수성요금소에서 3천260여만원을 모으는 등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많은 지역민이 사랑을 나눴다.
서수희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사회협력팀장은 "대구지사에 4종류의 기획모금 활동이 있는데 가짓수가 많을 정도로 다른 곳보다 시민의 동참이 활발하다"며 "고속도로 톨게이트 모금 캠페인은 대구가 전국에서 실적이 가장 좋다. 이를 보면 대구시민이 따뜻한 품성을 지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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