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광장] '관심'은 우리를 더불어 살게 한다

일본동양대학 박사과정 수료. 대구경북연구원 책임연구원. 대구한의대 외래교수
일본동양대학 박사과정 수료. 대구경북연구원 책임연구원. 대구한의대 외래교수

2016년이 시작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안고 올해는 더욱 행복해질 것이라 믿으며 새로운 맘으로 출발하였다. 지난해에는 국내외 어려운 여건들이 우리를 힘들게 했고 대부분의 국민들이 이런 고통 속에서도 치열한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이제는 좀 편안해졌으면 하는 희망과 믿음을 갖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이웃이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지 그들의 삶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연말연시만 되면 여기저기서 소외된 사람들과 더불어 살고 취약 계층과 나눔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외친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지금 이 시대에 연말연시가 되었다고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이 이렇게 많아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에는 선진적인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있고, 근로자와 가족들을 위하여 4대 보험이 버티고 있으며, 퇴직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연금이 기다리고 있다. 팔리고 있는 자동차 10대 중 2대는 외제차이고 주택 보급률은 이미 5년 전에 100%를 넘어섰으며, 세계무역 규모 순위 5위(2014년)의 국가 대한민국, 부족함이 없을 것 같은데 많이 부족하고 국민을 울리는 사고나 참사도 많다. 왜일까?

우리는 이미 1994년 서울 성수대교 붕괴 사고,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그 이후에도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와 2005년 상주 콘서트 압사 사건, 2009년 용산 철거현장 화재사건, 2014년 세월호 참사, 2015년 메르스 감염 사태 등 참담한 사고를 끊임없이 겪었다.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이번 참사를 잊지 말자'고 했고 정치인들은 '철저히 규명하여 책임을 분명히 하겠다'고 했으며, 사회 지도자들은 '다시는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완전한 대비 체계를 갖추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사고는 반복되었다. 희망을 안고 출발한 2016년에는 대형 참사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을까?

2014년 세월호 침몰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이것은 천재(天災)라기보다는 '누군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거나,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했기 때문에 발생한 인재(人災)'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인재(人災)를 반복하는 이유는 지독한 이기주의와 타인에 대한 '관심의 부재' 탓이다.

우리 국민이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잿더미 속의 재건을 위해 숭배했던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자본우선주의'와 '이기주의'로 엉뚱하게 변질되면서 모든 관심이 자신과 가족의 성공에 쏠렸다. 성공의 척도를 '자본'과 '직위'에 두면서 '더 많이' 차지하고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한 타인의 희생은 필요악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추구할 때도 되었는데 아이들은 휴대폰에, 청소년들은 대학 입시에, 부모들은 자식에, 정치인은 선거에만 몰두한다. '관심'을 두어야 할 곳에 '관심'이 없다. 2016년 희망이 있고 더불어 행복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관심'(關心)을 두어야 할 곳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자신의 체면을 살리고 욕심을 채우는 것에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마음과 표정, 다른 사람의 삶과 생활에 관심을 갖고 어떻게 하면 함께 즐겁고 행복할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더불어 행복하게 산다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우리의 교육과 관심을 '경쟁에서의 승리'가 아니라 '행복한 공생'에 둔다면 안 될 것도 없다. 타인에 대한 관심은 우리를 더불어 살게 한다. 다른 사람의 불행에 관심이 없다면 테러나 참사는 막을 수 없을 것이다. 내 친구, 내 이웃의 마음에 관심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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