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연석 "따귀 맞을 대사 아무렇지 않게 하느라 힘들어"

더는 '응답하라 1994'의 칠봉이가 아니었다. 처음 본 여자에게 '오늘 웬만하면 그쪽이랑 자려구요'라는 말을 서슴지 않는 얼굴 두꺼운 남자로 변신했다.

유연석은 8일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그날의 분위기'에 출연하게 된 이유를 "다른 모습을 보여 드릴 것 같아서"라고 말했다.

'그날의 분위기'는 사랑에 보수적인 여자와 적극적인 남자 사이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유연석은 KTX에서 처음 본 수정(문채원)이 마음에 들자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재현 역을 연기했다.

그는 "야한 농담을 건네고 들이대는 캐릭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전에는 악역이나 짝사랑하는 역이 많았다"고 말했다.

과도하게 적극적인 성격의 인물이라 연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따귀 맞을 수 있는 대사를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면서도 혐오스럽지 않게 그려내는 것이 숙제였다."

그는 영화 촬영 때 분위기를 '비포 선라이즈'와 '연애의 목적' 중 어느 방향으로 갈지 논의가 많았다고 전했다.

전자는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남녀간의 낭만적인 사랑을 다룬 영화이고, 후자는 새로 만난 여성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하는 남자의 '질척거림'이 강하게 표현된 영화다.

유연석은 "상황은 '비포' 시리즈와 비슷하지만 결국 우리가 그리려는 분위기나 제 생각에나 '연애의 목적'이 맞다고 봤다"며 "따귀를 맞을 수 있는 행동을 어떻게 매력적으로 만들 것인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낯설었으나 하다 보니 캐릭터에 젖어가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아도 문채원씨에게 야한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며 웃었다.

재현의 성격이 시나리오 초고에서는 현재보다 더 강했다고 했다. 유연석은 "기존 영화나 드라마에서 듣지 못한 대사들이 많은 점이 재미있었는데, 각색하는 과정에서 많이 가다듬어졌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제작진들과 회의를 거쳐 재현의 캐릭터를 좀 더 살릴 수 있는 요소를 넣었다고 했다.

영화 후반부에서 수정이 재현이 한 대사를 반복하는 장면이나, 비가 오는 정자에서 재현이 수정의 발목을 마사지하는 장면 등이 그의 아이디어라고.

상대역인 문채원에 대해서는 "보이시한 매력이 있을 것이라고 처음에 생각했는데 의외로 차분하고 여성적이었다"고 인상을 전했다.

이른바 '원 나잇'에 대한 그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처음 만나서 인사만 하거나 손을 잡고, 일주일 후에는 키스하고, 그런 기준은 어디에도 없는 것 같다. 커플의 성향에 따라, 사람의 성향에 따라, 연애 가치관에 따라 스킨십의 정도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것 아닌가. 기준을 가지는 것 자체가 고정관념이고 선입견이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새 작품인 '응답하라 1988'이 인기몰이 중이다. 그는 2013년 '응답하라 1994'에 칠봉이 역으로 출연해 대중의 큰 사랑을 받게 됐다.

유연석은 '응답하라 제작진으로부터 카메오 출연 요청이 있었냐'는 물음에 "아직 없었다"면서도 "연락이 오면 기꺼이 하겠다. 밤을 새워서라도"라며 응답하라 시리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유연석은 현재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몸이 힘들지만 공연을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받는다. 한해에 한편, 두해에 한편 식으로 지속적으로 공연하고 싶다"며 "장르나 매체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하게 활동하고 싶다"고 향후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