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中 불경기로 위기 "대구경북 섬유 공격 마케팅 펴라"

美, 이상고온 영향 소매 매출 뚝…中, 경제성장 7% 밑돌아 하락세

장기적인 세계 제조업 불경기와 이상고온으로 인해 지역 섬유 수출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전문가들은 어려울 때일수록 해외 진출을 늘려 더욱 적극적으로 마케팅할 것을 조언했다.

대구경북 섬유의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이 극심한 불경기로 인해 제조업 규모를 줄이는 추세다.

한국섬유마케팅센터(KTC)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는 상반기부터 관측된 이상기온으로 인해 소매업계 매출이 정체했다는 것. 지난해 상반기 텍사스를 덮친 홍수와 토네이도, 시카고'아이오와 등지에서 3월까지 몰아친 폭설 등의 영향으로 현지 패션업계는 예상 매출을 밑돌며 넘쳐나는 재고를 감당하지 못했다.

중국은 경제 성장률이 2009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7%를 밑도는 하락세를 보였다. 전국 100대 백화점의 의류 판매도 3분기 들어 급격히 하락세를 보이는 등 소비심리 위축 분위기가 두드러졌다.

이로 인해 대구경북 섬유 수출업체들은 덩달아 수출 약화를 겪고 있다. 미국으로의 수출 비중이 큰 대구 서구 한 직물업체 관계자는 "우리 업체 매출은 수출 비중이 70%인데 지난해 연매출이 전년 대비 20% 가까이 줄어 큰 타격을 입었다. 올해 더욱 극심한 불경기가 온다는데 거래업체들이 주문량을 자꾸만 줄이고 있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KTC는 다만 미국 내 경기가 최근 회복세로 돌아서는 점, 중국 곳곳에서 진행 중인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소비자와 기업 모두 대형 의류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신뢰하는 경향이 높아진 점 등은 미약하나마 청신호라고 분석했다. 이럴 때일수록 해외 전시회에 자주 참가해 상대국 빅바이어에게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예로 대구 동구에서 여성 드레스'블라우스용 섬유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하나텍스는 불경기에도 꾸준한 해외 마케팅을 벌여 기업 규모를 키웠다.

하나텍스는 부설 연구소에서 한 해 200종이 넘는 섬유 신제품을 개발하고 2006년부터 해외전시회에 2년 동안 참관하며 패션 섬유의 트렌드와 마케팅 전략을 익힌 뒤 2008년부터는 글로벌 경제위기인 가운데도 해외 전시회에 부스를 차려 참가했다. 이때 자라(ZARA) 등 글로벌 SPA브랜드 측의 눈에 띄어 계약으로 이어졌다.

이 업체는 현재 자라, 망고, 제이크루, 넥스트 등 글로벌 의류 브랜드에 직물을 납품하며 지난해 기준 연 800만달러를 수출하는 수출기업으로 변모했다. 지난 연말에는 대구경북지방중소기업청으로부터 '2015 올해의 중소기업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나텍스 관계자는 "경기 불황 속에서도 유행을 고려해 신제품을 꾸준히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거래처를 발굴하면 주문을 받을 수 있다. 기술개발과 현지 마케팅이 필수"라고 말했다.

KTC 김홍기 본부장은 "해외 업체들은 품질이 뛰어난 한국 제품에 대해 투자 의향이 크다. 지역 기업들이 해외에 자주 나가 거래처를 늘리고 마케팅 능력을 키우면 불경기 극복을 넘어 장기적인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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