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학생부종합전형은 이제 정착됐다는 평가다. 수시모집이 전반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는 분명하지만, 서울대 입학 통로로서의 정시 비중은 앞으로도 20~25% 선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
지난해 12월 초순 경주드림센터에서 열린 대구시교육청 '2016년 대비 단위학교 진로진학전략 TF단 특별연수'의 초청 강사로 온 권오현 서울대 입학본부장을 만났다.
-고등학교가 학생부종합전형을 대비하여 경쟁력을 키우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학교는 보통교과 수준에서 나아가 넓고 깊게 공부할 기회를 학생들께 두루 제공하고 창의적 체험활동의 각 영역에서 교과 학습 경험을 확대하며 다양한 소양과 취미를 가꿀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최상의 대비책입니다.
그리고 교실 수업에서 탐구, 발표, 토론, 과제수행 등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교실 수업과 교육활동이 다양화됨으로써 우수한 학업 소양과 학업 능력을 계발하는 학생이 더욱 늘어나도록 서울대는 학생부종합전형과 학교 교육의 역량강화를 지속적으로 연계해 나갈 계획입니다.
학교 차원의 준비와 관련하여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학생부종합전형은 기록을 보고 평가하는 전형이므로 학생이 학교 안에서 활동하고 성장한 모습을 학생부에 꼼꼼하게 정리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학생이 아무리 학교생활을 통해 준비를 잘하였더라도 그것이 기록을 통해 전달되지 않거나 진정성 없이 기술된다면 학생부종합전형은 자리 잡기 어렵습니다.
-서울대가 학교소개자료에서 알고자 하는 것은
▶학교소개자료는 학교를 평가하기 위한 서류가 아니라 학교의 교육 활동 속에서 학생의 학업 과정을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참고자료입니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어떤 과목을 들을 수 있는지, 학업 및 학업 외 활동의 기회는 얼마나 다양한지 등을 알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입학사정관은 학교가 제공하는 교육 여건을 학생이 주도적으로 활용하려 노력한 과정과 정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학생이 토론대회에서 수상했다면 그 대회가 학교에서 얼마나 중요한 대회인지, 그 대회에 몇 명이나 참여했는지, 학생들이 토론학습을 통해 토론대회를 준비할 수 있도록 교육과 대회가 잘 연동되어 있는지 등을 확인합니다. 특히 일반고가 학교소개자료를 통해 해당 학교의 교육과정 등 장점을 알리는 방편으로 삼을 필요가 있습니다.
-자기소개서의 독서 부분에서는 학생들의 우수성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서울대 자기소개서의 4번 문항은 "고등학교 재학 기간 또는 최근 3년간 읽었던 책 중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책을 3권 이내로 선정하고 그 이유를 기술하여 주십시오"로 되어 있습니다. 이는 서울대가 학생의 독서 능력 함양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문항입니다. 이 문항을 통해 학생의 인생관, 관심 분야, 독서 능력 등을 평가에 참고하게 됩니다. 독서 항목을 기술할 때는 책의 내용을 반복하기보다는 그 책의 어떤 점에 관심을 뒀고, 그 책을 통해 어떤 점을 느꼈고, 그것이 자신에게 어떤 변화를 주었는지, 잘 드러나게 작성하시기 바랍니다. 학생이 수업 활동을 바탕으로 지적 호기심을 갖고 더 넓고 깊게 사고하기 위해 선택한 책이 되면 더욱 좋겠습니다.
-좁은 관문을 뚫고 일반전형에 통과한 학생은 어떠한 점이 입학사정관에게 어필된 것인지
▶학생부종합전형은 제출 서류에 근거하여 지원자의 지적 역량과 인성 및 성장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어느 한 가지 요소가 우수하여 선발되었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수시 일반전형도 학생부종합전형이므로 학생의 인성과 학업능력 및 학업태도가 종합적으로 뛰어난 학생이라는 점이 어필되어 선발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수시 일반전형은 다인 다단계 평가방식으로 운영되기에 전임 입학사정관, 모집단위 교수사정관, 면접 및 구술고사 평가단의 의견이 균형 있게 반영되어 최종 합격자가 결정됩니다.
-일반전형의 면접 및 구술고사에서도 2016학년도부터 별도 문항 없이 제출서류를 토대로 기본적인 학업 소양을 확인하는 면접을 도입한다고 밝혔는데, 이에 대해 설명을 한다면
▶서울대는 크게 두 가지 형식의 면접을 운영합니다. 출제된 문항을 기반으로 학생의 전공적성과 학업능력을 판단하는 방식과 제출서류를 기반으로 학생의 학업 과정과 소양을 판단하는 방식이 그것인데, 지역균형선발전형에 적용되던 후자의 방식을 수시 일반전형에도 일부 도입하였습니다. 이미 인성면접을 하고 있는 의대, 치대, 수의대, 사범대 등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으며 다른 모집단위는 문항 기반과 서류 기반 방식을 병행하여 운영할 수 있지만 대부분 문항기반 면접만을 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류 기반 방식은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학업 소양과 인성을 확인하는 면접입니다. 제출 서류들에 담겨 있는 경험과 활동들을 되돌아보고 이것이 자신에게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어떤 변화를 주었는지를 곰곰 생각해보는 것이 좋은 준비 방법입니다.
-2017학년도부터 지역균형선발전형 모집인원을 늘린다고 하였는데
▶지역균형선발전형은 일반고 학생들에게 유리한 진학 통로입니다. 실제로 2015학년도 입시결과를 보아도 지역균형 합격생 중 일반고 비율(자율형 공립고 포함)은 93.8%에 이르는데, 이는 수시 일반전형 36.8%, 정시 일반전형 52.6%보다 월등히 높은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기회균형선발전형Ⅰ의 일반고 비율 90.9%보다도 많은 수치입니다. 그리하여 서울대는 2017학년도부터 지역균형으로 모집하지 않던 음대, 미대, 자유전공학부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했는데 앞으로 그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 선발하고자 하는 서울대 인재상에 부합하기 위해서 학생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현대 사회에서 학교 교육을 통해 길러야 할 인물은 대가가 아니라 인재입니다. 대가가 탁월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인재는 능력을 사회적 맥락에 맞게 실천할 역량을 지닌 리더를 말합니다. 바람직한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필요한 능력을 갖추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능력을 잘 관리할 내적 근력이나 구성원들과 함께 공동의 가치를 실현할 소통 역량을 두루 지녀야 합니다.
이러한 인재상을 평가에 반영하려면 학생이 지닌 능력만을 제시하는 성취도로는 부족하며 다양한 역량을 균형 있게 갖춘 상태임을 확인하는 평가방식이 필요한데, 저는 학생부종합전형이 그 해답을 제공한다고 봅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수능처럼 교과 점수를 단순히 합산하는 방식으로는 평가할 수 없는 지원자의 학업 능력과 태도, 인성과 성장 가능성을 함께 읽어내는 장점을 지닙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이 주목하는 바람직한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학교생활 속에서 자신의 역량과 소양을 쌓을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기 바랍니다. 고등학교에 재학하는 기간은 미래 '나'의 모습을 꿈꾸고 그려갈 수 있는 골든타임입니다. 고교 생활 전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자기 주도적으로 넓고 깊게 공부한다면 서울대에서 학업을 계속할 기회에 가까이 다가서게 될 것입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 요소는 학업능력, 학업태도, 학업 외 소양입니다. 학업능력은 반드시 교과 성적과 일치하는 것이 아니며 교과 공부뿐 아니라 탐구 활동, 교내 경시대회, 독서 활동, 방과 후 수업, 교과 관련 동아리 활동 등에서도 따져 봅니다. 학업태도 부분에서는 자기 주도적 학습 경험에서 나오는 지적 호기심, 학업에 대한 열정, 성실성 및 집중력 등을 고려하며, 학업 외 소양 부분에서는 리더십, 공동체 의식, 책임감,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기여 가능성 등을 눈여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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