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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미래 연극·뮤지컬 관객 개발 서두르자

아이들이 부모 손을 잡고 연극과 뮤지컬 공연장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아동'청소년들이 볼만한 공연이 제한적으로 기획되는 것이 중요한 이유일 수 있다. 학교 바깥에서 연극을 접하기 쉽지 않은 아이들의 사정은 학교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학교의 예술교육은 음악과 미술 분야에 치중돼 있다. 연극은 무대 상연을 전제로 하는 공연예술인데, 그저 국어 교과서 속 문학의 한 분야인 희곡으로 이해될 뿐이다.

사실 연극은 놀이 활동, 역할 체험, 실제 공연 제작 등의 과정을 통해 다양한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더불어 사는 법을 느낄 수 있는 분야다. 그래서 1970년대 미국에서는 교육연극(TIE: Theatre -in Education)이 활성화됐다. 우리나라도 2018년부터 고등학교 선택 과목으로 연극을 개설한다. 이제 연극도 음악, 미술과 함께 동일한 예술교육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게 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국'공립 연극'뮤지컬 관련 단체를 비롯해 공연예술시장에서는 아동'청소년들을 위한 양질의 작품을 제작하고, 연극을 감상'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연극과 교육이 연계된 여러 체험의 장에 참여해 본 학생들이 미래 공연 시장의 잠재적인 관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안은 이렇다. 첫째, 학교 현장에서 이뤄지는 연극 체험 교육이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

둘째, 아동'청소년들을 위한 연극'뮤지컬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개발돼야 한다. 우리 지역의 경우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공연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단체가 많지 않다. 미취학 아동 대상 '세계 명작 시리즈' 같은 공연은 이따금 볼 수 있지만, 다른 연령대를 타깃으로 하는 공연은 좀처럼 찾기 힘들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연극과 뮤지컬 공연을 만들 경우, 정서 발달 및 교육적 효과에 크게 신경 써야 한다. 소재를 선택하는 것부터 대사 등 표현 하나하나까지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셋째, 우리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연극'뮤지컬 단체가 중심에 서서 작품 개발, 공연 활성화, 관련 체험 교육 프로그램 마련에 나서야 한다. 가령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 공연 프로그램을 구성할 때 아동'청소년 대상 뮤지컬 공연을 확대해야 한다. 대구시립극단은 고등학생 이상 연령대를 대상으로 하는 '시민을 위한 연극학교'를 운영하고 있는데, 어린이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 지역 연극계에서 1년에 두 편 이상은 교과서에 게재된 희곡을 바탕으로 공연을 무대에 올릴 필요가 있다. 이러한 활동들이 모일 때, 연극'뮤지컬을 통한 예술교육과 더불어 미래 관객 개발도 이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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