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넷 쌍둥이 낳는 법, 무작정 따라하면 안돼

'삼둥이' 인기에 속설 난무…약물·주사요법 부작용 우려

지난 6월 결혼한 회사원 전지혜(28) 씨는 최근 육아프로그램을 보며 쌍둥이 자녀 계획에 관심이 많아졌다. 같은 외모를 가진 아이들이 함께 커가는 모습이 보기에 더 예쁘고,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기도 수월할 것 같아서다. 전 씨는 "쌍둥이를 가지면 임신, 출산, 육아를 한 번만 겪으면 돼 아이를 키우는 과정이 훨씬 수월할 것 같다"며 "출산휴가, 육아휴직도 한 번만 쓰면 돼 직장에서 생기는 경력 단절 기간도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최근 쌍둥이, 삼둥이 등이 출연하는 육아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다태아 임신법에 관한 속설이 넘치고 있다. 특히 육아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쌍둥이 임신에 유리한 체질, 음식 등이 번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의학적 근거가 없고 일부는 신체에 위험한 조언도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한 육아 사이트에서 '쌍둥이 낳는 법'을 검색하자 쌍둥이 임신에 효과가 있다는 비결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나이가 많고, 뚱뚱하고, 고기를 좋아하는 여성이 쌍둥이 임신 확률이 높다', '세계적으로 쌍둥이 출산율이 높기로 유명한 나이지리아의 소수민족의 주식인 고구마를 많이 먹어야 한다', '참마가 난포자극호르몬의 분비에 영향을 줘 쌍둥이를 가질 수 있다' 등이다.

심지어 쌍둥이 임신법을 묻는 글에 대해 배란을 유도하는 약물이나 주사를 권하는 답변도 수두룩했다.

하지만 이 같은 속설은 의학적으로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태아 임신은 여성의 몸에 과배란이 이뤄질 때 성공할 확률이 높고 음식, 체질과는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인종에서 다태아 임신 확률이 높을 수 있고, 가족력이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고 한다.

한편 난임이 아닌 여성이 인위적으로 배란을 시도하는 약물이나 주사를 이용하면 난소과자극증후군, 통증, 복부팽만감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 전문가들은 다태아 임신은 의학적으로 위험이 잇따르는 경우가 많아 출산 뒤 육아의 편안함만을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고 지적한다. 배진곤 동산의료원 산부인과 교수는 "쌍둥이 임신부는 조기 진통이 올 확률이 일반 산모보다 절반 이상 높고, 중간에 한 아이가 잘못되면 아이 모두를 잃는 경우도 많다"며 "쌍둥이 임신, 출산을 재미나 흥미 위주로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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