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4'13 총선 출마 지역구를 대구 달성에서 중'남구로 바꾼 것에 대해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이 나온다. '그들'이란 새누리당 내 '친박계'를 말한다. 대구 지역 유권자의 뜻이나 희망과는 상관없이 친박계가 편의대로 후보자를 재배치한다는 것이다. 대구는 누구를 어느 곳에 보내도 문제없다는 오만이 엿보인다.
출마 희망자가 지역구를 바꾸는 것 자체는 탓할 일이 아니다. 처음 출마하려 했던 곳에서 지지도가 오르지 않거나, 당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돼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것은 출마자의 자유다. 옮긴 지역에서 당선될지는 그다음 문제다. 당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데도 그 지역을 고수하는 것은 다음 선거를 겨냥한 '경험 쌓기'가 아니라면 어리석은 짓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역구 옮기기가 출마 희망자 본인의 자유의사가 아니라 특정 정치 세력의 강제에 의한 것이라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곽 전 수석의 중'남구 행이 바로 그렇다. 그는 지역구 변경에 대해 "출마자의 선거구 재배치는 달성 군민의 여론을 무시하는 결정이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결단을 내린다"고 했다. 떠나기 싫은데 어쩔 수 없이 떠난다는 소리다.
이는 달성과 중'남구 유권자 모두에게 엄청난 결례다. 곽 전 수석은 출마 선언에서 "새로운 달성을 위해, 의리있는 달성군민의 특명을 받은 곽상도가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했다. 지역구 변경으로 이는 거짓말이 되고 말았다. 중'남구 유권자도 어리둥절해 할 것이다. 얼마 전까지는 달성군민의 특명을 받았다고 했다가 지금은 중'남구민에게 "대구 정치 발전의 특명을 내려달라"하고 있으니 말이다.
후보자 돌려막기는 이뿐만 아니다. 이미 전광삼 전 청와대 춘추관장이 대구 북갑 출마를 포기하고 고향인 봉화'울진'영양'영덕으로 옮겼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출마한 수성갑에서도 '선수 교체' 얘기가 끊이지 않는다. 이기려면 후보자를 바꿔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는 유권자의 뜻을 감안한 바탕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 대구경북 새누리당 후보의 오락가락은 전혀 그렇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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