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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오상고 '위더스' 자서전 발간…"파란만장 할머니 인생 담았죠"

동아리 학생들 직접 7명 인터뷰

구미 오상고
구미 오상고 '위더스' 교육봉사 동아리 소속 학생들이 7명의 할머니들의 인생역정을 담은 자서전 형태의 책을 역어낸 후 할머니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오상고 제공

"파란만장했던 한 많은 인생을 살아온 할머니들의 애환을 책으로 펴낸 일이 스스로 생각해도 자랑스럽고 대견하다고 생각합니다."

구미 오상고 '위더스' 교육봉사 동아리 소속 3학년 학생들이 7명 할머니들의 인생역정을 자서전 형태 책으로 엮어냈다.

평소 주말이면 양로원 등을 방문해 어르신들을 위해 안마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온 동아리 학생들은 지난해 3월 특별한 봉사활동을 기획했다.

위더스 석미숙(48) 지도교사의 "우리 할머니는 '내가 고생한 것을 글로 쓰면 열 권도 넘는다'는 말을 자주 하신다"는 말에 착안, 지역 어르신들의 인생 이야기를 듣고 책으로 만들어 드리는 것을 기획한 것이다. 학교 인근 장천면 상장리 경로당을 방문한 이들은 7명의 할머니들과 짝을 맺은 후 취지를 설명했다.

할머니들은 이구동성으로 "할 말이 없다"며 머뭇거렸지만 이내 학생들의 진지한 모습을 보고 살아온 인생 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1, 2주에 한 번 정도 주말에 시간을 내 미리 준비한 질문지와 녹음기'노트북 등을 들고 10여 차례나 할머니 집을 방문, 꼼꼼하게 취재를 했다. 할머니들은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지나간 날의 설움에 눈물을 흘리고, 때로는 자식 자랑으로 신바람이 났다.

배지현 양은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의 지혜를 배울 기회를 가졌고, 무엇보다 경청하는 자세가 삶에서 무척 중요한 덕목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다"고 했다.

김승환 군은 "바쁜 시간 속에 입시 공부도 중요했지만 책 만드는 일도 가치 있는 일이었다"며 "할머니가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보고 무척 기뻐하시면서 자식들에게 자랑하고 싶다고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고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석미숙 교사는 "위더스 동아리는 교육을 통한 나눔을 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만큼 지역에서 각종 바람직한 교육운동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일을 통해 학생들이 남과 마음을 나누며 다가가는 경험을 하고 세대 간 공감을 통해 교과서에서 배우기 어려운 생생한 삶의 지혜를 터득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오상고 허섭(62) 교장은 "학생들이 제작한 할머니들의 자서전을 읽어보니 정말로 한 많은 삶을 살아오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우리 학생들이 그 한을 조금이라도 풀어내는 단초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너무 감사하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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