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는 안 외롭지. 밤에 친구들끼리 도란도란 이야기도 하고 TV도 같이 보니께."
낮에는 어르신들로 북적이다가도 밤이 되면 썰렁해지는 경로당. 하지만 경북 예천 호명면 월포마을의 경로당에는 늦은 밤까지 환하게 불이 켜져 있고, 어르신들의 웃음소리도 끊이지 않고 흘러나온다.
2012년 6월부터 월포마을에서 홀로 사는 노인 11명이 공동거주를 시작하면서 경로당은 어르신들의 '집'이 됐다. 할머니들은 함께 밥을 해먹고, 함께 잠자리에 드는 '식구'다.
식사를 같이 하고, 막장 드라마를 보며 함께 욕(?)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좋지만 무엇보다 힘이 되는 것은 아플 때. 혼자서 끙끙 앓던 예전과 달리 조금이라도 아프면 다른 할머니들이 약을 구해다 주고, 지극정성으로 간호도 해준다.
5년째 이곳에서 생활하는 신차순(73) 할머니는 공동거주에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공동거주 전 10년 동안 혼자 살면서 쓸쓸함이 컸다는 할머니는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식구가 있어 집에 들어오는 길이 항상 즐겁다. "지금은 맛있는 게 있으면 같이 나눠 먹고, 늦은 밤까지 서로 고민도 얘기하고 사람 사는 것 같아서 좋지. 갑자기 아플 때도 챙겨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걱정 없어. 가족이나 마찬가지지 뭐."
11명으로 시작됐던 월포마을 할머니들의 집에는 이제 9명만이 남았다. 2명의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쓸쓸함도 있었지만, 홀로 보내지 않아 다행스러운 마음이 더 컸다는 게 할머니들의 반응. 신 할머니는 "떠나실 때마다 허전함이야 말할 수 없지만, 혼자 지내다가 돌아가셨으면 마음이 불편했을 텐데 그래도 행복하게 지내다 가셔서 다행"이라며 "노인들이 같이 살 수 있는 이런 공동체가 다른 지역에도 많이 생겨나 다들 외롭지 않게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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