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은 언제 어디에서 출발하였고 침술의 뿌리는 무엇일까?' 누구나 한 번쯤 가졌을 의문에 대한 해답을 의학 역사를 공부하는 수업 중에 들을 수 있었다. 기독교 신자들의 기본경전이 '성경'이듯 동양의학의 기본경전은 '황제내경'이다. 이 황제내경 중 침술의 원리를 기술한 영추 편에 침의 가장 오래된 형태인 돌침, 즉 '폄석'이 동방에서 유래하였다고 나와 있다. 또한 주원기의 '황제내경소문주해'란 책에는 '폄석은 예전에 외치에 쓰던 방법이다. 예전에는 금속을 만들지 못해 돌로 침을 만들었다'고 하였다.
그런데 돌을 도대체 어떻게 연마하고 가공해야 지금과 같은 길고 가느다란 바늘형태의 뾰족한 침으로 만들 수 있었을까? 수년 전 침의 뿌리에 대해 한국과 중국 간에 논란이 벌어진 적이 있다. 가장 오랜 의서인 황제내경에 나오는 대로 폄석은 중국의 동방인 우리나라에서 유래하였다는 한국의 주장에 대해 중국은 이 동방지역이 현재 중국의 산둥 반도라고 달리 해석하며 반박하였다.
과연 어느 쪽 주장이 맞는 것일까? 폄석이 '돌을 깨뜨려서 만든 침'이라는 데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아무 돌이나 깨뜨려서 침을 만들 수 있었을까? 그렇지 않다. 이 폄석의 재료는 바로 '흑요석'(Obsidian)이라는 유리질의 화산 암석이다. 쉽게 말해 예리하게 깨뜨린 유리파편을 지금과 같은 침의 용도로 사용하였다는 말이다.
그런데 중국 대륙에는 화산이 없다. 동북아시아 대륙의 화산은 백두산 한 곳뿐이다. '산해경'이라는 중국의 오랜 지리서에 '고씨(高氏)의 산에 위로는 옥(玉)이 아래로는 침석이 많이 나온다'는 중요한 구절이 나온다. 이 고씨의 산은 고구려의 조상인 고이족(高夷族), 즉 고조선 사람들의 영산인 백두산을 의미한다.
근래 만주지역에 세계 4대 문명인 중국의 황하문명보다 1천 년 이상 앞선, 5천 년 전의 찬란한 국가 규모 요하문명 유적들이 속속 발굴되어 세계고고학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중국의 역사 동북공정도 바로 이런 부인할 수 없는 곤혹스러운 유적 발굴로 이 고조선 역사를 자국의 역사로 둔갑시키려는 데서 출발하였다. 압록강 유역의 특산품인 백두산 흑요석은 지금은 중국을 거쳐 세계로 뻗어나간 침술의 뿌리가 바로 요하문명의 고조선 의학이었음을 밝히는 생생한 물증인 것이다. 참고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폄석이 일제강점기 함경북도 웅기에서 발견되어 현재 국립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이제는 우리도 알아야 한다. 지금은 독일,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효능에 대한 SCI급 의학논문이 수없이 쏟아지고 있는 침술의 뿌리가 바로 고조선 의학이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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