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참여마당] 시: 따뜻한 퇴근길

# 따뜻한 퇴근길

불빛 환한 정류장

바람 한껏 매워지면

아버지의 전화 한 통

버스보다 먼저

내게 도착한다

추운데 감기 조심하거라

따뜻한 거 먹고

건강 챙겨라

어깨를 살포시 두드리는

아버지의 웃는 목소리

낮은 곳 험한 곳에서

고달픈 땀을 흘리시며

자식들만 바라보고 달려온

가난한 아버지가

전화선 너머로 건네주신

따뜻한 위로가

나를 충전해 준다

자식을 키워보니

이제야 부모님을 알아간다

언제고 수화기 너머로

찾아뵐 그리운 얼굴이 있다는 게

나의 힘이라는 사실

아버지,

사랑합니다.

*추운 겨울 퇴근길에 가끔 아버지의 전화를 받습니다. 당신은 늘 괜찮으시다며 자식의 일만 걱정하시는 아버지의 따뜻한 음성에, 하루의 피곤이 싹 가시는 것만 같습니다. 이제 나이가 들어 자식을 키우는 부모가 되니 알겠습니다. 부모님이 계시다는 이유만으로도, 제가 얼마나 감사할 일이 많은 사람인가를….

권선미(성주군 용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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