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돗물 공유 문경·상주 "선거구 갈려도 이웃사촌"

문경 물 하루 3만5천t 상주 공급…함창읍·이안면 4,200가구 혜택

"선거구는 갈라 놓을지 몰라도 1천 년 이상 한 고을인 상주'문경 사람들을 갈라놓진 못해여."(상주'문경 사투리)

오랫동안 동일생활권으로 살아온 상주'문경시가 다가오는 총선을 앞두고 각각 생활권이 다른 자치단체와 선거구 통합이 이뤄질 전망이지만 두 지역이 상생행정으로 물 문제를 해결, 눈길을 끌고 있다. 한 방울의 물도 나눌 수 없다는 지역 간 분쟁이 많은 상황에서 두 지역의 '상생'은 새로운 메시지를 던져준다.

고윤환 문경시장과 이정백 상주시장은 12일 문경시청에서 만남을 갖고 문경 흥덕정수장에서 생산하는 하루 3만5천t의 수돗물 중 10%인 3천500t을 5월 1일부터 매일 상주에 공급한다는 협약을 맺었다. 상주 함창읍과 이안면 4천200여 가구가 혜택을 보게 되며 상주는 매년 문경에 상수도 사용료 6억7천만원을 지급한다.

상주와 문경의 상생행정은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돼 왔다.

1998년부터 19년째 산불진화용 민간헬기를 공동으로 빌려 경비를 아끼고 있다. 연간 헬기 임차료 8억~10억여원은 임야 면적에 따라 상주시 55%, 문경시 45%를 분담한다.

두 지역은 하수 처리에서도 서로 협력하고 있다. 문경시는 2004년부터 상주 함창읍에서 배출되는 하루 3천∼5천t의 하수를 문경 점촌처리장에서 처리하고 있다. 문경시는 점촌처리장을 건설할 때부터 함창읍의 하수까지 처리하겠다며 환경부로부터 충분한 용량을 승인받았다.

상주시 입장에서는 거액이 들어가는 시설을 따로 만들지 않고 처리비만 내면 되고 문경시 입장에서는 시설 활용도를 높이면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두 지역은 중앙정부 주도 지역행복생활권 사업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고윤환 시장은 "앞으로 두 지역 간 협력이 더욱 긴밀해져 상생발전을 위한 좋은 아이템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지방자치단체 협력의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백 시장도 "상주와 문경은 과거에도 그랬지만 생활권과 경제권의 공유 폭이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라며 "상호협력은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시너지 효과를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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