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전과 감동' 나는 체육인이다] 컬링 뒷바라지하다 '아이스 테크니션' 됐죠

경북의성컬링센터에서 수석 아이스메이커로 활동하는 오세정 경북컬링협회 실무부회장이 컬링장의 빙질을 관리하고 있다. 컬링장에 물을 뿌리다 포즈를 취한 오 부회장. 김교성 기자
경북의성컬링센터에서 수석 아이스메이커로 활동하는 오세정 경북컬링협회 실무부회장이 컬링장의 빙질을 관리하고 있다. 컬링장에 물을 뿌리다 포즈를 취한 오 부회장. 김교성 기자

스포츠가 추구하는 도전은 감동을 전한다. 자신의 종목에서 최고 반열에 오른 스타와 지도자들의 역경 극복 스토리는 언제나 신선한 감동을 준다. 새로운 종목을 개척하거나 불모지에서 성공 신화를 이룬 체육인들의 이야기 또한 감동적이다. 매일신문은 18일부터 대구'경북의 도전하는 체육인들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한다.

◆국내 최고 '아이스메이커' 경북컬링협회 오세정 실무부회장

동계올림픽 종목인 컬링 경기에서 빙질은 경기력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빙질의 관리 수준에 따라 선수들의 경기력은 확 달라진다. 팬들을 열광케 하는 극적인 승부도 빙질이 뒷받침돼야만 나올 수 있다.

동계 종목 중에서 관리가 가장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진 컬링장의 빙질을 관리하는 전문가는 '아이스메이커'로 불린다. 1990년대 들어 국내에 도입된 컬링이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여자대표팀의 선전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아이스메이커란 직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세정(59) 경상북도컬링협회 실무부회장은 국내 최고의 컬링 아이스메이커로 이 분야의 개척자다.

오 부회장은 2003년 세계컬링경기연맹으로부터 '아이스 테크니션' 1,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컬링이 생소하게 여겨졌던 시절 그는 친구인 김경두 경북컬링협회 회장과 함께 대구'경북에 컬링을 보급하면서 선수 뒷바라지 차원에서 운명처럼 아이스메이커가 됐다. 당시에는 컬링을 위한 전용경기장이 없는 데다 컬링장의 빙질을 관리할 전문가가 없었기 때문이다.

"자격증을 따려고 컬링 선진국인 캐나다와 독일, 오스트리아 등지를 찾아 공부했습니다. 영어 실력이 부족해 번역가까지 동원해 책을 봤고, 전문적인 용어라 번역가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그는 "2005~2007년에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캐나다의 아이스메이커를 의성컬링센터에 초청, 개인지도를 받으며 공부했다"고 소개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는 의성컬링센터 등 국내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아이스메이커로 경기장을 관리했다.

사실 오 부회장에겐 컬링 입문 자체가 이변이었다. 유도대(현 용인대) 유도학과를 나와 사업을 하다 컬링계에 몸담은 그는 "어느 순간 컬링장이 직장이 됐는데 상상도 못한 일"이라고 했다.

2006년부터 컬링 전용경기장인 경북의성컬링센터의 수석 아이스메이커란 직함을 가진 그는 이제 컬링 가족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아들 오은수 선수는 컬링 남자 실업 최강팀인 경북체육회 소속으로 청소년대표'유니버시아드대표'국가대표로 활약했으며 평창 올림픽에서도 국가대표에 도전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