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누리 쉽지 않은 '험지 출마' 안대희 "수용" 오세훈 "거부"

17일 동시 지역구 밝히며 출마 선언

새누리당 지도부로부터 '험지 출마'를 요구받아온 안대희 전 대법관이 17일 서울 마포갑 출마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당의 요구에 안 전 대법관은 '수용', 오 전 시장은 '거부'로 답했다. 그러나 두 지역구 모두 당내 경쟁자들이 즉각 반발하고 있어 경선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안 전 대법관과 오 전 시장은 공교롭게도 같은 날 출마 지역구를 밝히며 출마를 선언했다.

안 전 대법관은 출마 회견을 통해 "국민의 신뢰 없이는 나라가 바로 설 수 없다는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을 항상 가슴에 새기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산의 어린 중학생이 서울로 전학 올 때의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마포는 제 인생에 디딤발이 됐던 곳으로 저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법관은 애초 부산 해운대 출마를 타진했으나 김무성 대표의 권유에 따라 서울 출마로 방향을 틀었다. 마포갑 현역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 합류를 선언한 노웅래 의원이다. 당내에선 강승규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곳이기도 하다. 강 전 의원은 "당협위원장으로 복귀한 지난 1년 동안 뛰고 또 뛰어 무너진 당조직을 완벽하게 복원했다"며 "안 전 대법관을 영입인사나 험지 출마자로 인정해 경선에서 100% 여론조사를 강행한다면 당협의 분열로 이어질 것"이라고 반발했다.

오 전 시장도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이 종로에서 지난 5년간 총 4번의 선거에서 연이어 패배하는 아픔을 겪었다"며 "수도권과 전국 선거 판세를 견인하는 종로에서 반드시 승리해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며 김 대표의 제안에 "종로도 험지"라는 논리로 거부했다.

종로는 야당 대표까지 지낸 5선의 정세균 의원이 버티고 있는 지역으로 당내에서는 이 지역에서 16~18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박진 전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힌 곳이기도 하다.

박 전 의원은 "오 전 시장의 종로 출마는 명분도 없고 실리도 없다"면서 "서울 강북벨트에서 새누리당이 한 석이라도 더 확보해야 승리하는데 그런 당의 방침과 전략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김무성 대표는 "본인들의 최종 결정을 존중한다"고 전했지만, 두 인사의 출마선언에 따른 다른 예비후보들의 저항이 거셀 것으로 보여 당내 경선 과열과 함께 "당 지도부가 지역구 교통정리를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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