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한 다가구주택 2층에 사는 조모(40'여) 씨는 아래층 '점집' 때문에 이사를 고려하고 있다. 용하다고 소문난 무속인이 사는 아래층에는 한밤중에도 외부인이 드나들고, 방울 소리나 꽹과리 소리가 시도때도없이 들려와서다. 더욱이 창문이라도 열면 머리가 아플 정도의 향 냄새까지 진동한다. 조 씨는 "6개월 정도 살았는데 무속인이 진한 화장과 복장을 하고 있어서 초등학생 딸아이가 1층을 지날 때마다 무서워한다. 무속인이어서 안 좋은 소리를 하기에도 찜찜해 이사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주택가 점집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주민이 많다.
한국역술인협회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국에 무속인과 역술인 등은 30만~60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들 중 상당수는 다가구주택이나 단독주택에 '○○보살' '○○선녀' '○○사' 등의 이름을 내걸고 영업 중이다.
주택가 점집 인근 주민들은 주로 소음이나 으스스한 분위기의 구조물 등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다. 달서구 다가구주택에 거주하는 김모 씨는 "빌라 입구에 대나무와 붉은색 등을 내걸고, 주차장에서 제사를 지내는지 음식을 차려놓기도 한다. 굿을 하는지 쿵쿵 뛰는 소리도 자주 들려 주민들과 함께 찾아가 양해를 구하기도 했지만 소음은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남구에 사는 한 주민도 "이 동네가 기운이 좋다며 인근 단독주택에 점집이 엄청나게 많다. 점집 자체로도 동네 분위기가 스산한데 징소리나 방울 소리 등 굿하는 소음이 들려오면 바깥에 나가기도 무서울 정도"라고 했다.
구청마다 이와 관련된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소음으로 인한 경범죄 처벌이나 불법 구조물에 대한 철거 외에는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실정이다. 한 구청 관계자는 "민원이 자주 들어오고 있지만, 현장점검을 통해 구조물 등에 대한 시정 및 철거는 요구해도 원천적으로 영업 규제는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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