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달성 '眞朴'으로 선수교체…교통정리 신호탄

 대구 달성이 지역구인 새누리당 이종진 의원이 18일 제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여권 텃밭' 대구에서 본격적인 후보 교통정리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서곡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현역 의원으로는 이례적으로 예비후보 등록까지 하고 '완주'를 공식적으로다짐했던 이 의원이 이른바 진박(眞朴·진실한 친박)으로 불리는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의 출마 선언 닷새 만에 불출마를 선언한 대목은 심상치 않다.

 이 의원은 이날 불출마 회견에 추 전 실장과 함께 자리를 해 "추 전 실장을 믿고 백의종군하겠다"며 전폭 지원을 약속한 장면 역시 마찬가지이다.

 당내에서는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가 대구에 출마할 후보 가운데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보는 인물들을 새롭게 조정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대구 지역 현역 물갈이와 교통 정리 작업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달성에서 본격화됐다는 점도 주목된다.

 무엇보다 대구 지역 현역 의원들은 긴장을 늦추지 못한 채 청와대와 중앙당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각종 정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의 영향력이 지대한 대구에서 친박 주류의 이 같은 일방적 재배치 움직임은 이미 지난달부터 공공연하게 포착됐지만 아직도 뚜렷한 저항의 기류는 감지되지 않는 상황이다.

 대구의 한 현역 의원은 "지금 대구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유승민 의원과 가까워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된다는 점을 들어 '교통 정리'의 다음 대상은 비박계인 김희국(중남구)·권은희(북구갑) 의원이 될 것이라는 미확인설도 나오고 있다.

 진박임을 자부하는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최근 중남구 후보 경쟁에 뛰어들었고,북구갑에도 친박 성향 인사가 뒤늦게 전격 투입될 수 있다는 설이 나돈다.

 류성걸 의원이 재선을 노리는 동구갑에는 이미 '진실한 사람'을 구호로 내건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이다.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수도권에 출마해달라는 친박계의 요구 때문에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진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공교롭게도 비박(비박근혜)계 좌장격인 김무성 대표가 신년회견에서 "앞으로 공천 과정에 '소수 권력자와 계파의 영향력'이 전혀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공언한 직후 나온 점도 우연이라고만 보기가 다소 어렵지 않냐는 분석도 있다.

 김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대구 지역의 '진박 논란'에 대해 "진박 논란은 그만큼정치 수준이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대구도 예외 없이 민주적 절차에 따른 상향식 공천에 의해 후보가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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