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도시에서 빨간색 대문이 있는 건물들에 난민 신청자들을 거주시켜 영국판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난민들이 사는 곳이 고스란히 노출되면서 이들의 집은 인종주의자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20일(현지시간) 영국 미들즈브러의 빈민촌 2곳에서 부동산회사 '조마스트'가 소유한 빨간색 문의 건물 66곳을 현장 취재한 결과 이 중 62곳에 22개 국적의 난민 신청자들이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4곳 중 2곳도 과거 난민으로서 망명을 신청했던 주민들이 살고 있었다.
부동산 갑부 스튜어트 몽크가 소유한 조마스트는 잉글랜드 북동부 일대의 난민 주거와 관련해 영국 내무부와 계약을 체결한 국제 보안회사 G4S의 하도급 업체다.
이들 기업은 "난민 신청자의 안전과 치안이 위험해지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확인해야 한다"는 법적 의무를 지니고 있지만, 오히려 난민들의 거주지를 눈에 쉽게 띄도록 만들어 공격당할 위험을 높인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조마스트 소유 건물에 살고 있는 한 난민은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우리를 빨간 문 뒤로 몰아넣었다"며 "모두가 빨간 문이 난민 신청자를 의미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것은 '우리는 당신과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해당 건물 거주자들은 인종주의자들이 문에 개의 배설물을 바르거나, 창문에 계란과 돌을 던지고, 영국의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의 상징을 문에 새겨놓는다고 전했다.
견디다 못한 난민 신청자들은 문에 하얀색 페인트를 덧칠했으나, 조마스트 직원이 방문해 "회사 방침에 어긋난다"고 지적해 어쩔 수 없이 도로 빨간색으로 바꿔야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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