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 작가를 소개하는 '크리티컬 포인트'(Critical Point)전이 21일부터 스페이스K에서 열리고 있다. 임계점(臨界點)을 이르는 화학 용어인 '크리티컬 포인트'는 물질의 상태가 바뀔 때 온도나 압력을 뜻하며, 이는 신선한 창작 에너지로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하는 작가들에게 꼭 필요한 터닝포인트에 비유된다.
이번 전시에는 박수연(경북대 서양화과 졸업)과 손승석(경일대 사진영상학부 졸업 예정), 채온(한남대 조형예술학부 졸업) 등 3명의 작가가 참여해 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박 작가의 작품은 하늘과 땅, 신과 인간이 작업 배경의 기초가 되어 지상낙원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고 있다. 현실적으로는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 지상낙원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 등장하는 공간은 주로 산과 들, 별과 달, 비와 눈이 함께 등장해 고요하면서도 깊은 느낌을 연출하고 있다.
자신이 마주하는 빛과 감정, 감성에 집중해 찰나의 순간을 직관적으로 기록한 사진 작품을 선보이는 손 작가는 작업을 할 때 가장 집중하며 고민하는 대상이 '빛'이다. 사진은 그 빛을 시간으로 조절하는 도구로 완성된다. 손 작가는 사진기를 든 그 순간 빛을 바라보는 바로 그 시각에 감정과 순간의 빛이 보내는 어떤 이야기를 작품에 담는다. 그의 이러한 한순간의 감성은 이번 전시에서 흑백 사진 연작 '순간의 감정'과 컬러 사진 연작 '지금 나는 여기를 보았다'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그의 작품은 관람객에게 마치 매일같이 마주했던 집 앞 담벼락처럼 아무 감정 없이 스쳐 지나쳤던 것들을 평범치 않은 눈으로 바라보도록 권한다.
채온 작가는 자신의 가족과 주변인을 무작위로 선택해 그들의 모습과 얼굴을 담담히 그려낸다. 100호 크기의 캔버스에 그려낸 연작 '너의 얼굴'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친구들과 동료 선후배 예술가들을 비롯해 그가 좋아하는 애견에 이르기까지 그를 둘러싼 주변인을 모델로 그들의 얼굴을 커다랗게 담고 있다. 작업실에서 실재 인물을 직접 보며 그렸기 때문에 캔버스 표면은 순간적으로 지나간 붓질과 물감의 거친 질감을 그대로 드러내며 인물들의 존재에 생동감을 불러일으킨다. 무표정한 얼굴의 작품 속 인물들은 퇴색된 파스텔 톤 색채 속에 절제된 분위기를 보여준다. 작가는 대상의 세밀한 부분들을 과감히 생략하고 특징만 포착하고 단순화해 객관적으로 표현하면서도, 흔쾌히 작품의 모델로 나서 준 그들만의 미묘한 감정과 순간의 표정을 담아냈다. 이와는 반대로 종이 위에 파스텔로 그린 연작 '나의 가족'은 인물의 개성이 생략된 채 매우 작게 그렸다.
고재령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감각과 열정을 가진 젊은 작가들이 우리의 시대 의식을 저마다의 시각 언어로 펼쳐보이며 무한한 가능성에 도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3월 3일(목)까지. 053)766-9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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