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기록적인 한파가 대구경북에 몰아치면서 인명피해, 동파, 화재 등 피해가 속출했다. 대구의 경우 24일 최저기온이 영하 13℃로 1월 하순 기준으로 42년 만에 최저기온을 기록하고, 경북 동해안 지역도 12년 만에 1월 하순 최저기온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면서 대구경북이 한파 피해로 신음하고 있다.
◆인명피해…마천산서 70대 등산객 하산 도중 심정지로 숨져
24일 오전 10시 40분쯤 대구시 달성군 마천산에서 등산객 A(76) 씨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이날 A씨는 일행 2명과 함께 산을 오르고 난 뒤 하산 길에 갑자기 쓰러졌다. 이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헬기로 A씨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소방 관계자는 "A씨가 하산길에 심정지가 오면서 쓰러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의성에서는 치매를 앓던 70대 노인이 집 앞 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의성경찰서에 따르면 23일 오전 8시 25분쯤 의성군 안사면 중하리의 한 논에서 B(78) 씨가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B씨는 자기 집에서 500m 정도 떨어진 논에서 숨져 있었다. 경찰은 치매를 앓던 B씨가 새벽에 집을 나섰다가 돌아오지 못하고 동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파…"의성 상수도관 8개 얼어, 수돗물 공급 안 돼" 신고
수도계량기나 수도관 동파 사고도 잇따랐다. 대구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기온이 처음 영하 8도 아래로 떨어졌던 이달 19일 첫 동파 신고가 접수된 뒤 24일 오후 5시 현재까지 총 9건이 접수됐다. 대구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올겨울 들어 한 건도 없던 동파 사고 신고가 갑자기 늘었다"고 말했다. 보일러 동파 사고도 크게 늘었다. 보일러 전문업체인 경북설비 관계자는 "배관이 다 얼어서 보일러 작동이 안 되는 집이 많아 언 배관을 녹이느라 주말에도 계속 일하고 있다"고 했다.
24일 최저기온 영하 19.3도를 기록한 의성에서도 수도계량기가 동파하고 상수도관이 어는 등 동파 사고가 속출했다. 24일 의성군상하수도사업소에 따르면 수도계량기 동파 사고 신고 12건이 접수돼 긴급 출동해 교체했다. 또 상수도관 8개가 얼어 수돗물 공급이 안 된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이에 의성군상하수도사업소 직원들은 공휴일에도 전원 출근해 비상근무에 나섰다. 포항에서는 수도계량기 동파 신고가 59건이나 접수되기도 했다.
◆화재…식당·성서산단 야적장·상가주택, 잇따라 불나
강추위 속에 크고 작은 화재가 잇따랐다. 24일 오전 3시쯤 대구 중구 향촌동의 한 식당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인근 음식점과 노래방 등 상가 7곳을 태우고 36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소방서 추산 5천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났다.
이날 정오쯤에는 달서구 장동 성서산단의 한 야적장에서 불이 나 PVC 자재 등을 태워 2천만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를 냈다. 이에 앞서 23일 오후 6시쯤 북구 읍내동의 한 3층 상가주택에서도 불이 났다. 불은 지하실 일부를 태우고 20분 만에 꺼졌지만 A(48) 씨가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24일 오전 11시 30분쯤엔 경북 청도군 청도읍의 한 공장에서 불이 나 8천만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피해를 내고 1시간 만에 진화됐다.
◆자동차 방전…배터리 교체 요청 평소보다 2,3배 늘어 출동지연
한파 속에 자동차 배터리 방전 사고도 급증했다. 자동차보험사 출동 서비스의 전화 연결이 안 될 정도로 방전 사고 신고가 줄을 이었다. 한 출동 업체 담당자는 "주말 내내 방전된 배터리를 충전하느라 난리도 아니었다"며 "쉼 없이 작업을 해도 대기가 줄지 않고 신고 건수가 계속 10여 개 쌓여 있어 끝이 안 보인다"고 했다. 자동차 보험사 출동 서비스 연결이 늦어지자 아예 사설 배터리 업체를 찾는 운전자도 적잖았다. 대구 동구 신암동 한 배터리 업체는 "배터리 관련 출동 및 교체가 평소보다 2, 3배 늘었다"고 했다.
강추위로 안동호가 얼어붙으면서 도선 운항이 중단되기도 했다. 안동시는 안동호 결빙에 따라 25일부터 와룡면 나소리 요촌선착장에서 예안면 배나들 간을 운항하는 '희망의 콜밴' 경북 704호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수운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안동호가 녹아 선박 운항이 가능해지면 즉시 운항하겠다"며 "그동안 주민들은 주진교 방면 우회도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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