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도로 구간을 다섯 번이나 헤집어 놓으니 도저히 살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헛돈을 써도 됩니까?"
울진군 읍내리의 중앙로와 연호로는 군청, 농협중앙회, 우체국, 각종 상가 등이 밀집한 울진 도심의 주도로다. 울진의 가장 번화가라고 할 수 있는 이곳이지만 주민들은 이 동네에만 오면 짜증이 먼저 난다고 했다.
곳곳이 포장을 덧씌워 놓아 누더기처럼 변해 있고, 그나마도 거의 매일 공사가 진행되면서 먼지가 풀풀 날리고 있다. 공사 장비에다 불법 주정차까지 더해져 이곳을 통과하려면 매번 아슬아슬한 곡예운전을 해야 할 정도다.
지난 1년간 울진군이 벌이고 있는 전선지중화 공사 기간이 고무줄처럼 늘어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울진군이 전선지중화 사업을 벌이며 수차례나 중복 공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울진군은 지난해 2월부터 약 1년간 계획으로 전선 및 통신선을 지하에 묻는 지중화 사업을 하는 중이다. 울진중앙로 1.5㎞와 연호로 0.5㎞ 구간이며 모두 8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지중화를 통해 마련된 자투리 공간을 활용, 주정차 공간을 만들고 탁 트인 경관을 꾸며 도심재생화를 유도하겠다는 것이 울진군의 복안이다.
그러나 당초 올 2월까지였던 공사기간은 하염없이 연기될 전망이다. 울진군과 한국전력공사, 통신 3사 연합 등이 제각각 공사를 진행하며 중복 공사가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울진군에 따르면 현재까지 지중화 사업을 위해 모두 5번의 터파기 공사가 이뤄졌다. 고압전선 매립, 통신선 매립, 하수관거 정비 등 공사 이유 또한 매번 달랐다. 한 번 파서 전선을 묻고, 또 한 번 파서 통신선을 묻는 식의 이해하기 힘든 공사가 이뤄진 것이다.
중앙로의 한 상인은 "지중화 사업 필요성은 이해한다지만, 처음부터 관련 업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계획성 있게 준비했다면 이렇게 무리한 중복 공사는 없었을 것 아니냐"면서 "터파기를 할 때마다 먼지가 날리고 통행도 불편해 장사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울진군은 공사 주체와 방법이 달라 한꺼번에 공사를 진행하기 힘들다며 열악한 공사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울진군 도시새마을과 관계자는 "울진중앙로는 왕복 2차로의 좁은 도로이다. 무한정 땅을 파놓고 그대로 두면 교통소통이 아예 불가능해져 매번 땅을 고르고 다시 파는 중복 공사를 할 수밖에 없다"면서 "상수도관 인입과 도로 복구 등 마무리 작업만 남았으니 최대한 빨리 완공해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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