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 칼럼] 일자리 창출하는 정치가 돼야

계명대 대학원(경영학 박사) 졸업. 현 한국세무사회 사회공헌위원장. 현 세금바로쓰기납세자운동 대구경북회장
계명대 대학원(경영학 박사) 졸업. 현 한국세무사회 사회공헌위원장. 현 세금바로쓰기납세자운동 대구경북회장

노동시장 개혁 獨·英 안정된 경제성장

한국 노동유연성 세계 83위로 하위권

4차 산업혁명은 일자리 대변화 예고

4·13 총선 국민 생각하는 후보 뽑아야

로봇이 사람의 일을 대신하면 일자리는 얼마나 줄어들까? 인공지능(AI)을 가진 로봇이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하여 상황을 분석하고 3D 제조까지 하게 되면 우리의 일자리는 급속도로 줄 수 있다.

2016년 다보스포럼의 '미래고용보고서' 전망에 따르면 앞으로 5년 이내에 전 세계 일자리는 700만 개가 감소하고 새로운 일자리 200만 개가 생겨나 전체적으로 500만 개의 일자리가 감소하는 혁명적인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고 한다.

지금까지 수공에서 기계생산으로 변하고 대량에서 자동화 생산으로 변하면서 일자리의 줄어드는 속도가 빨라지고, 규모는 커져 왔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상황은 지난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와는 완전히 달라 기존의 일자리는 대부분 없어지고 새로운 일자리는 조금 생긴다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의 선두가 되는 국가나 기업은 새 일자리를 대거 챙기는 승자가 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빈궁한 국가로 전락할 것이라는 암울한 예고다.

독일과 영국 등의 선진국들은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노동력이 절감되는 산업 환경의 변화에 따라 혁신적으로 일자리를 나누게 되었다. 독일은 2003~2005년 실업급여의 축소, 해고 요건의 완화, 임시직 고용규제의 완화 등으로 노동시장의 구조를 바꾸는 하르츠 노동개혁을 했다.

노'사'정이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자 슈뢰더 정부가 다수의 경영계와 소수의 노동계, 전문가, 정치인으로 구성된 노동개혁위원회를 만들어 개혁에 성공하였다.

영국은 캐머런 총리 주도로 노·사 힘의 균형을 이루는 노동개혁을 했다. 공공노조의 파업은 조합원 과반 이상이 투표에 참여하고 전체 조합원의 40% 이상이 찬성해야 가능하다. 노조는 파업 2주 전에 사측에 통보하여야 하고 사측은 대체인력을 투입할 수 있게 노동시장을 개혁했다.

특히 노동시장의 유연성에 중점을 두어 선택적 근로시간제, 직무공유제, 업무순환제, 기간제, 파견제 등을 도입한 것이다. 독일과 영국의 정치인들은 정권이 바뀌어도 일관된 개혁을 한 결과 현재 유럽에서 가장 안정된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다.

우리는 미래를 준비하기는커녕 아직 초보적인 수준의 노동개혁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지난 연말 발표한 '2015년 국민통합 국민의식조사'에서 국민들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 개혁(노동, 교육, 공공, 금융) 중 국민통합을 위해 가장 우선으로 추진돼야 할 분야로 전 연령대가 노동개혁을 선정했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통합 수준은 낮고 갈등 수준은 높은데 갈등을 악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으로 여야의 정치 갈등을 꼽았다.

한국노총은 노·사·정이 지난해 9월 서명한 사회적 대타협의 합의문을 4개월 만에 파기했다. 1998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가 출범한 이래 18년 만에 처음이다.

명분은 정부의 2대 지침에 대한 반대라지만 속내는 금융노조의 선회로 인한 위원장 선거와 관련한 계파 갈등이라는 보도가 있다. 사회통념상 수용하기 어려운 집단이기주의적 파업과 정치적 파업은 기업과 정부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고 피해는 모두 국민의 부담이다. 이제는 노·사·정 힘의 불균형을 개선해야 한다.

'미래고용보고서'의 4차 산업혁명은 세계의 산업 지형을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형태로 바꿀 것이라고 한다. 줄어드는 일자리의 90%는 사무행정과 제조생산 분야이고 늘어나는 일자리는 재무관리 및 매니지먼트, 컴퓨터, 수학 그리고 건설공학 및 판매관련 분야다.

21세기 성공은 4차 산업혁명의 열매를 얼마나 많이 획득하느냐에 달렸다. 이를 위해 노동의 유연성을 높이고 첨단 기술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우리의 노동유연성은 세계 83위로 매우 낮다. 급변하는 산업경제에 맞는 사회적 결정을 못 하는 이유는 노사관계의 짧은 역사도 있지만 갈등을 부추기는 정치에 있다.

최근 이탈리아의 렌치 총리는 무능한 국회를 개혁하고 노동을 혁신해 3년 연속 마이너스 경제를 돌려세웠다. 이번 4·13 총선에선 국민을 생각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을 뽑아 국회를 개혁하고 4차 산업혁명의 열매를 따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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