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11억 투자한 김천문화회관, 2개월만에 '날림공사' 논란

2,3층 공영장 경사 13·32도, 어린이·노약자 낙상 등 위험

공연장 경사로가 급해 김천시의회의 재시공 요구를 받고 있는 김천시문화회관 공연장 모습. 신현일 기자
공연장 경사로가 급해 김천시의회의 재시공 요구를 받고 있는 김천시문화회관 공연장 모습. 신현일 기자

"천천히, 뛰지 마세요."

27일 '어린 왕자' 공연이 열린 김천시문화회관.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원생들을 인솔해온 어린이집 교사들은 '천천히'와 '뛰지 마'를 입에 달고 있었다. 공연장 통로 경사가 심해 한눈에 봐도 위험해 보였기 때문이다.

개관한 지 불과 2개월밖에 안 된 김천시문화회관 공연장의 경사로가 날림공사가 됐다며 재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 김천시의회에서 제기됐다. 111억원짜리 대형 공사인데다 개관 2개월밖에 안 된 시점이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낡은 옛 문화원을 철거하고 새로 지은 김천시문화회관은 2013년 착공, 지난해 11월 20일 개관했다.

그러나 개관 직후부터 김천시의회는 공연장 통로 경사가 급해 노약자'장애인들에게는 위험하다며 안전대책 마련을 주문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김천문화원 2층 공연장의 통로는 슬로프식으로 경사도가 13도에 달하는데다가 중간에 층계참이 없어 노약자가 휠체어를 이용할 경우 위험하다는 것. 더불어 3층 공연장의 통로는 계단식으로 경사도가 32도로 이용자의 낙상사고와 추락위험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자문을 받은 김천시의회의 주장이다.

시의회는 제178회 제2차 정례회가 열린 지난해 12월 22일 현장방문을 통해 공연장 통로 및 장애인 관련 시설 보완대책을 마련해 보고하라고 집행부에 주문했고, 시는 25일 이에 따른 김천문화원 시설 개선 계획을 마련해 의회에 보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시의원들은 공연장 통로 경사도 문제뿐만 아니라 장애인이 무대에 접근할 방법이 전혀 없다는 점과 4층 입주단체 사무실에는 비가 오면 지붕의 빗소리가 그대로 들릴 정도로 방음이 안 된다는 점, 공연장 출입문 마감재인 MDF 패널 위에 시공된 시트지 불량, 비스듬히 설치된 화장실 변기 등 갖가지 부실시공 사례를 지적했다.

시의원들은 "300석이 조금 넘는 공연장을 헐고 새로 짓는 과정에서 면적이 증가하지 않았음에도 430석으로 객석 숫자를 늘리다 보니 공연장 통로 경사도가 과도하게 커진 것 아니냐"며 설계 당시 객석을 늘리라고 주문한 이유를 물었다.

이에 대해 김천시 관계자는 "김천문화회관 공연장 통로는 법에서 정한 규정을 어긴 것은 아니지만 시의원들의 지적이 있어 공연장 통로를 계단으로 바꾸거나 공연장 통로 양쪽에 핸드레일을 설치하는 등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천시는 지적된 부분에 대해 하자보수를 빨리 진행시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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