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을 얼마 전 여의었습니다. 장군님은 부디 건강하셔서 남북통일을 꼭 보셔야 합니다."
"통일을 못 하면 부하들 볼 면목이 없어, 난 저승에 가서도 부하들과 통일을 위해 싸울 거야."
며칠 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6'25전쟁 영웅 백선엽(97'오른쪽) 장군과 6'25 최대 격전지 다부동을 품은 칠곡군의 백선기(61) 군수가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손을 맞잡았다.
흔치 않은 성(性)씨에 이름까지 비슷해 친척처럼 보이지만, 5년 전까지만 해도 두 사람은 일면식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주 특별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인연은 2012년 백 군수가 칠곡군과 대한민국을 지켜준 데 대해 감사를 전하고자 용산 전쟁기념관 백 장군 사무실을 찾아가면서부터 시작됐다. 이때부터 백 군수는 서울 출장이 있을 때면 매번 하루 전이나 새벽에 출발해 백 장군을 만나 먼저 안부를 물은 뒤 업무를 보고 있다. 또 백 장군의 생일에는 케이크와 떡도 준비한다. 지난해 이들은 4차례 이상 만났다.
백선엽 장군은 우리나라 최초 4성 장군으로 6'25전쟁 때 낙동강방어선지구 전투를 승리로 이끌어 대한민국을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구했다. 백선기 군수는 칠곡호국평화기념관 조성과 낙동강세계평화 문화 대축전 등을 통해 칠곡군을 호국평화의 도시로 우뚝 세우고 있다. 따라서 두 사람에게 호국'평화'통일 공감대는 이심전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지난해 열린 제3회 낙동강세계평화 문화 대축전과 칠곡호국평화기념관 개관에 휠체어를 타고 직접 참석한 백 장군이 축사와 격려를 하면서 두 사람의 만남은 널리 알려졌다.
백 장군과 인연을 이어가는 것에 대해 백 군수는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이 대한민국과 칠곡군을 지켰다, 그분들을 찾아 고마움을 전하는 것은 칠곡 군민이라면 당연한 도리다. 인천 시민이 맥아더 장군을 특별하게 생각하듯 칠곡 군민에게 백 장군님이 그렇다"면서 "(장군님은) 평안도 출신이지만 칠곡이 고향이라고 한다. 앞으로도 서울 출장이 있으면 빠지지 않고 찾아가 인사를 여쭐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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