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심번호 제공 꼭 동의해주세요" 조직 총동원 바빠진 예비후보들

경로당보다 대학가·유흥가로 젊은 층 몰린 곳 '홍보' 열중

4'13 총선 예비후보들은 새로 도입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맞춘 선거운동에 골몰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이 최근 대구경북의 유권자들을 상대로 휴대전화를 통해 안심번호 제공 동의 절차를 밟았거나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예비후보들은 조직을 총동원해 지지자들에게 '동의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안심번호 제공에 동의한 유권자라야 경선 여론조사 대상자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구미의 한 예비후보 측은 "지지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SNS를 통해 꼭 동의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후보 얼굴 알리기와 함께 가장 중요한 선거운동"이라고 했다.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도입으로 선거운동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대구경북의 경우 전통적인 새누리당 지지층이 노인들에게 집중된 탓에 후보들도 이들을 겨냥한 선거운동에 주력해 왔다. 경로당이 후보들이 방문할 필수 코스가 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안심번호 도입으로 젊은 층과 장년층이 경선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선거운동 양상도 변하고 있다. 예비후보들은 SNS 홍보에 한층 더 열을 올리는 한편 젊은 층이 많이 모이는 대학가 주변이나 유흥가 주변에서 명함 돌리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선거가 조기 과열되면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휴대전화 위장전입이 대표적이다. 휴대전화 사용자의 경우 통신사 홈페이지나 콜센터 등을 통해 별다른 주민등록상 확인 절차 없이 자신의 주소를 옮길 수 있다. 경선이 끝나면 다시 원래 주소로 손쉽게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과거 당내 경선에 참여하기 위해 동사무소 등지에서 주소를 옮기는 '위장전입' 사례가 있었지만 이동통신상 주소를 옮기는 것은 훨씬 쉽다"고 했다. 또 다른 예비후보는 캠프 관계자들을 동원해 수천 개의 휴대전화 번호를 관리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론적으로는 휴대전화 위장전입이나 많은 숫자의 휴대전화 관리를 통한 여론 왜곡이 있을 수도 있지만 당락에 영향을 미치려면 적어도 몇만 개의 안심번호를 확보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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