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미래가 있는 곳 '2016 CES'

이달 초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참가하기 위해 생애 처음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했다. CES 전시장에 들어가니 엄청나게 많은 업체들이 오랜 기간 준비해온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분주했다. ㈜고퀄은 이번에 집안 어디든 설치 가능한 와이파이(Wi-Fi) 기반의 스마트 조명 스위치인 '블루스위치'를 준비했다.

올해 CES는 전 세계에서 3천800여 개의 업체가 참가했고, 역대 최대인 17만여 명이 참가했다. 첫날부터 부스를 비우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바이어의 방문과 상담이 이어졌다. 스마트홈이 급속도로 성장하고는 있지만, 아직 실생활에 보급 가능한 정도의 가격과 완성도를 가진 제품들이 많이 없었다. 우리 제품은 바이어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얻었고 양산 일정에 맞춰 자신들의 국가에서 팔고 싶어했다.

둘째 날은 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주었다. 첫날에 왔던 바이어들이 자신의 업체 대표와 함께 재방문하거나, 다른 회사와 함께 왔다. 바이어를 응대하는 짬짬이 시간을 내 CES 전시장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중국에서 상당히 많은 업체들이 참가했다는 사실은 부스를 조금만 둘러봐도 바로 알 수 있었다. 샤오미, 알리바바 등 최근 중국 업체가 선전하는 소식을 국내 미디어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었는데, 이번 CES에서 중국이 세계시장으로 급속도로 쏟아져 나오고 있음을 느꼈다. 더 이상 짝퉁 제품이 아니라 자체 기술력을 앞세워 전 세계 어느 기업과도 어깨를 견줄 만큼 준비를 하고 나왔다. 한편으로는 두렵기까지 했다.

좀 더 CES를 둘러보고 싶어져 전시장 내 '노스 홀'로 향했다. 노스 홀에서는 자동차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볼 수 있었다. 아우디, 폭스바겐, 기아 등 다양한 자동차 회사들의 콘셉트카와 기술들이 전시돼 있었다. 말로만 듣던 자율주행자동차와 전기차가 눈앞에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앞에 주행 중인 자동차가 있으면 알아서 속도를 줄이고, 멈추고 다시 주행하는 꿈의 자동차. 운전자에게 자동차는 하나의 휴식공간으로 변신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 유리창을 내리고 한쪽 팔을 걸쳐 멋지게 운전하는 낭만은 이제 추억으로 남게 될 것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자동차는 사용자의 스마트폰, 집과 모두 연결되는 느낌이었다.

'샌즈 홀'에서는 3D 프린터, 웨어러블, 스마트 홈에 관련된 제품들이 전시돼 있었다. 이곳에선 기존의 기술들을 고도화하고, 보급화된 제품들이 나와 있었다. 스마트 홈 관련 업체들은 저마다 플랫폼이 되려고 자신들의 허브를 필두로 해서 다양한 제품군들을 보였다. 하지만 사실 브랜드의 차이만 있을 뿐 크게 차이점이 보이지는 않았다. 다양한 스마트워치들도 눈길을 끌었다. 가격도 제각각이었다. 아이들을 위한 웨어러블처럼 특정 사용자들을 위한 방향으로도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번 CES에서는 가전보다는 스타트업을 통한 기술들이 주를 이뤘다. 대기업보다는 스타트업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기술들이 시대의 흐름을 이끌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드론, 증강현실(VR), 사물인터넷(IoT) 등 새로운 기술들이 우리의 삶 속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CES 기간 동안 공유경제의 대명사인 '우버'를 자주 이용했다. 기존의 택시보다 저렴하고, 친절하고, 깔끔하니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매번 이용할 때마다 우버 운전사들이 프로모션 쿠폰을 주며 친구들에게도 사용해볼 것을 권했다. 좋은 서비스는 이렇게 입소문을 타면서 급속하게 성장하겠구나 싶었다. 우리 제품도 사용자들이 만족을 느끼고 주변에 추천해줄 수 있는 제품이 될 수 있도록 더욱 신경을 써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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