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가 서울(본사)로 자리를 옮기게 되면서, 함께 일한 직원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식사를 한 겁니다. 전혀 문제 될 게 없어 보입니다만…."
지난 26일 포항의 한 레스토랑을 찾아 스테이크와 와인을 곁들여 점심식사를 한 뒤 '법인카드'로 계산을 한 것(본지 28일 자 1면 보도)에 대한 포스코에너지 측의 해명이다.
2015년 포스코 실적이 창립 47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보이면서 포항경제가 와르르 무너졌고, 이에 포스코그룹사도 경영정상화를 위해 허리끈을 바짝 죄고 있다. 이미 포스코를 비롯한 계열사들이 회식비'업무추진비 등을 절반 이상 삭감하며 비상경영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여기에다 포항제철소는 화력발전설비를 도입하지 않는다면 2022년 전기료를 견디지 못해 공장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며 포항시민들에게 어려움까지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33만 명 포항시민들은 환경오염 우려 속에서도 포스코의 손을 들어주며 경제회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포스코에너지 직원들이 점심에 호기롭게 스테이크에 와인을 즐기는 모습을 본 포항시민들의 기분은 어땠을까. 그렇다고 포스코에너지가 실적이라도 좋은가. 2012년 당기순이익 1천699억원에서 2014년엔 223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오너가 있는 회사라면 벌써 임원들이 짐을 쌌어도 몇 번은 쌌을 일이다.
회사도, 모기업(포스코)도, 포항도 어렵다며 허투루 돈을 쓰는 것을 조심하고 있는 마당에, 법인카드로 본인의 자리 이동을 축하하는 게 과연 문제없다고 할 수 있을까? 만약 문제없다면 포스코에너지는 아직도 직원들이 회사 돈을 흥청망청 쓰는 데 익숙하다고 스스로 말하는 꼴이 된다.
포스코에너지 측 언급처럼 "상무가 함께 일해 고맙다고 떠나기 전 직원들과 밥 한 그릇 먹은 게 무슨 대수냐?"고 한다면, "1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 상무가 그간 자신을 따라준 직원들을 위해 점심 한 그릇 사는 건 뭐가 그리 어렵나"고 되묻는 사람도 있다.
윤리경영을 필두로 포스코 정상화에 나선 권오준 호가 본 궤도에 오르려면 임직원들의 마음가짐부터 달라져야 한다. 도덕적 해이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지 않는다면 포스코의 미래는 없다.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