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학부모 교육' 전국적 명성 모범사례 됐다

2012년 '중학생 투신 사건' 이후 교육청 연간 20시간 이상 의무화

대구시교육청이 지난 25일 교육청 강당에서 학부모 교육 강사 약 500명을 대상으로 역량 강화 교육을 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시교육청이 지난 25일 교육청 강당에서 학부모 교육 강사 약 500명을 대상으로 역량 강화 교육을 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시교육청이 실시하는 '학부모 교육'이 자녀 교육을 위한 필수 강의로 주목받고 있다.

자녀의 성장 과정에 맞춰 주제'영역별로 체계화한 시교육청의 학부모 교육은 타 시도가 참고하는 표본, 지침으로까지 자리 잡았다.

시교육청이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자녀 교육 역량을 강화하려는 고민은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2010년대 초반 당시 교육청으로 '자녀 양육에 도움되는 매뉴얼' '젊은 부모를 위한 학부모 강의'를 마련해달라는 요구가 학부모들로부터 끊이지 않았다.

특히 2012년 말 대구의 한 중학생이 학교폭력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자 '학부모 교육'이 급물살을 탔다. 자녀를 둔 성인들이 자녀의 학교 성적에는 관심이 많지만 신체나 정신 발달, 교우 관계에 대해서는 무지했다는 반성이 일었기 때문이다.

이에 교육청은 학부모 교육을 위한 교재와 강사 교육안을 마련했고, 지역 모든 초'중'고교, 특수학교를 대상으로 학부모 교육을 연간 20시간 이상 열도록 했다.

각 학교에 강사를 파견해 초'중'고등학생 및 장애가 있는 자녀의 발달 상황에 맞춘 '대화법' '안전한 생활습관' '행복감 높이기' 등을 알리기 시작했다.

주요 대학 입학사정관, 교육학 교수, 정신과 전문의 등 탄탄한 강사 인력풀로 학부모들의 신뢰를 얻었고, 일선 학교와 학부모 사이에서 점차 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학부모 교육은 지난해만 총 5천441회가 열렸고, 이에 참가한 학부모는 24만7천여 명에 이른다.

최근 시교육청은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자녀 교육법을 정리해 책자로 발간, 학부모역량개발센터 홈페이지(parent.dge.go.kr)에 공개했다.

교육과정은 0~2세 대상으로 한 '예비학부모', 초'중'고, 특성화고 등 8개 발달 단계로 구분했다. 강의 주제도 ▷부모역할과 자녀이해 ▷인성교육 및 생활지도 ▷자기주도학습 ▷창의성교육 등 6개 부문으로 체계화했다.

교육청은 학교 외 직장, 복지시설 등 맞벌이, 취약 가정을 위한 '찾아가는 학부모 교육'도 운영한다.

저소득층, 맞벌이 부부가 평일 학교에서 열리는 강의에 참석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주말, 근무 시간대에 직접 강사를 파견하는 것이다. 교회, 성당 등 종교단체가 학부모 교육을 원하면 주말에도 강사를 파견하고 미혼모 시설 등 취약 계층을 위한 강의도 연다.

대구의 체계적인 학부모 교육과정은 타 시도에서도 모범 사례로 거론될 정도다. 울산시교육청이 최근 시작한 '학부모 교육과정', 교육부가 출간한 '자녀교육 가이드라인 6종'에도 시교육청의 지침이 토대가 됐다.

최진아 대구시교육청 장학사는 "각 가정에서 부모가 신중하게 자녀의 인성, 진로 설계, 정체성 교육 등을 펼친다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행복한 청소년기를 보내게 된다"며 "학교마다 특색 있고, 자녀에게 더욱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는 학부모 교육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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