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리고, 헐리고, 고치고….'
대구지역 호텔업계가 분주하다. 새 주인을 만나는가 하면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변화의 몸부림을 치고 급기야 호텔이 헐리는 수모(?)까지 당하고 있다.
'대구=호텔 불모지'란 공식이 굳어지고 있다는 부정적 견해와 함께 큰손들이 호텔을 인수하면서 투자를 통한 선순환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구 수성구 황금동의 한 호텔이 최근 200여억원에 대구 한 사업가에게 팔렸다. 넓은 주차장과 유명한 요식업 상가가 입점한 이 호텔은 평소에도 객실이 꽉 찰 정도로 성황이다. 대대적인 리모델링과 객실 증축, 주차장 확보 등 새 사업자가 통 큰 투자를 예고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호텔인터불고 대구가 ㈜즐거운세상(대표 브랜드 바르미샤브칼국수)에 매각됐다. 호텔 업계에선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세인트웨스튼호텔 범어점은 공사비 미지급으로 지난해 초 사업주가 바뀌고 현재는 '호텔 라온제나'로 운영되고 있다.
새 호텔 등장도 예고되고 있다. 동구 신천동 옛 제이스호텔 부지에는 세계적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호텔이 들어선다. 호텔 1개 동과 로열스위트 1개 동 등을 건립하려던 기존 계획을 바꿔 예산을 더 투입해 층수를 늘렸다. 3천억원이 투입돼 지하 5층~지상 23층 322실 규모로 지어진다. 1~11층은 메리어트호텔, 12~23층은 레지던스로 운영된다. 이르면 3월 말 착공에 들어간다.
수성구 옛 대동은행 본점에 가칭 '대구 DFC호텔'(지하 3층, 지상 20층 규모) 건립도 추진 중이다. 싱가포르 자본이 투입되는 이 건물은 이미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상태다. 이후 건축허가가 떨어지면 객실 192실과 비즈니스센터, 연회장 등이 들어선 호텔로 거듭나게 된다.
영욕의 세월을 뒤로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리진 호텔도 있다. 대구 최초의 특급호텔인 옛 금호호텔(아미고호텔)이 반세기 영욕의 세월을 뒤로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호텔 건물이 철거된 자리에 720실 규모의 오피스텔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대구 중구청에 따르면 중구 하서동 아미고호텔은 지난해 8월 부동산 개발업체인 로얄이앤씨㈜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호텔을 매입한 로얄이앤씨는 현재 진행 중인 건물 철거작업을 거쳐 5월쯤 마무리할 예정이다. 1946년 5층 건물로 지어진 옛 금호호텔은 1982년 12월 대형 화재로 10명이 숨지는 참사를 겪는 등 부침을 거듭하면서 오피스텔에 자리를 내주게 됐다.
리모델링과 사업 다각화, 업무 제휴 등으로 경영 해법 찾기에 나서는 호텔도 속속 나오고 있다. 호텔 불모지인 대구에 변화의 바람이 불 수 있을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2013년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대구 그랜드호텔은 지난해 대구국제공항의 출국장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며 면세점 업계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여세를 몰아 그랜드호텔은 12층 건물을 21층으로 올려 객실 100개를 추가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대구 관광호텔 등록 제1호인 ㈜호텔수성은 2012년 7월 사업주가 바뀐 뒤 대형 컨벤션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호텔수성은 지난해 11월 대구에서 처음으로 베니키아(Benikea) 호텔체인에 가입하기도 했다. 베니키아 호텔체인은 관광산업 경쟁력 제고와 지방관광 활성화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고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호텔체인 사업이다. 지난 2006년 도입된 이후 2009년부터 일본과 미국 해외 호텔 2개를 포함해 모두 58개 호텔이 전국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호텔 전문가들은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대구지역 호텔들은 수년간 투자를 하지 않았고 결국 고객들의 외면을 불러와 갈수록 경영난이 심각해졌다"며 "최근 들려오는 대구 호텔들의 투자 소식이 호텔산업 전반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