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야구광으로 소문난 A 씨는 올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볼 생각만 하면 신이 난다.
그는 "올해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7명이나 돼 야구 보는 데 시간을 많이 뺏길 것 같다"며 "온종일 야구에 정신이 팔려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할지 은근히 걱정"이라고 했다.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에서 올 시즌 한국 선수들은 어느 정도 활약할 수 있을까.
◆부상을 떨쳐라, 강정호'류현진'추신수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강정호(29), LA 다저스의 류현진(29),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34)는 부상이라는 변수만 없다면 주전으로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강정호는 KBO리그에서 MLB로 직행한 최초의 야수. 그는 지난해 MLB에서 첫 시즌임에도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한국 야구의 위상을 높였다. 하지만 9월 수비 과정에서 상대 선수의 슬라이딩에 십자인대 파열과 정강이뼈 골절로 수술대에 오르며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경기 감각만 찾는다면 강정호는 올해도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지난해 타율 0.287, 15홈런, 출루율 0.355, 장타율 0.461를 기록했다. 지난해 유격수와 3루수 자리를 오간 강정호는 올 시즌 3루를 맡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류현진은 어깨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며 지난해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몸 상태만 괜찮다면 충분히 10승 이상의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애초 복귀 시점을 6월로 예상했으나 재활 과정이 순조로워 4월 복귀 가능성도 점쳐진다.
추신수는 2014년에 이어 지난해 중반까지 극심한 부진을 겪다 하반기 극적으로 부활, 맹타를 휘두르며 텍사스의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견인했다. 프린스 필더, 아드리안 벨트레와 함께 타선을 이끄는 베테랑인 그는 부상에 발목을 잡히지만 않는다면 제 실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변종 패스트볼에 대한 적응이 관건, 박병호'김현수
KBO리그 홈런왕 박병호(30)는 미네소타 트윈스, 정교함과 꾸준함을 자랑한 김현수(28)는 볼티모어 오리올스 유니폼을 입었다.
고교 시절 거포로 주목받았던 박병호는 프로 입단 후 만년 유망주에 머물다 넥센 히어로즈로 이적, 뒤늦게 빛을 봤다. 김현수는 신고선수(연습생)로 시작, 각고의 노력 끝에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꿈을 이뤘다. 두 선수 모두 국내에서 이미 좌절을 딛고 성공 신화를 쓴 경험이 있는 만큼 정신 무장은 잘 돼 있다는 평가다.
박병호는 미네소타에서 4년간 최소 1천200만달러를 받게 된다. 미네소타가 박병호의 힘에 주목한 만큼 홈런 등 장타에 강점이 있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30개 가까운 홈런을 기록할 수 있다면 데뷔 시즌은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변종 패스트볼을 쳐내는 게 우선이다. 포심 패스트볼은 보통 국내에선 직구라고 부르는 구질. 메이저리그에선 싱커와 커터 등 포심 패스트볼처럼 날아오다 타석 부근에서 공 끝이 변화하는 변종 패스트볼의 위세가 대단하다. 강정호 역시 지난 시즌 초반 이 같은 구질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었다.
이런 점에서 박병호보다 선구안이 좋은 김현수의 안착 가능성이 크다. 그는 정확도 높은 타격 실력을 갖춘 데다 지난해 28개의 홈런을 때렸을 정도로 힘도 만만치 않다. 볼티모어는 좌'우익수 자리가 약점인 만큼 김현수가 주전으로 활약할 가능성은 크다.
◆과거 잊고 새 출발, 오승환'이대호
오승환과 이대호는 공통점이 많다. 서른넷 동갑내기 친구인 데다 지난해 모두 일본에서 뛰었고, 우여곡절 끝에 메이저리그에 발을 디뎠다. 한신 타이거즈 마무리 투수였던 오승환은 해외 원정 도박 파문에 휘말려 일본과 한국 무대는 물론 미국 진출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오승환을 안았다.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중심 타자로 활약했던 이대호는 기나긴 협상 끝에 최근 시애틀 매리너스와 손을 잡았다. 1년 총액 400만달러(인센티브 포함)에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지만 더 큰 무대에서 뛰겠다는 꿈을 위해 결단을 내렸다.
오승환이 노려야 할 자리는 불펜 필승조. 마무리 자리엔 현역 최정상급으로 꼽히는 트레버 로젠탈이 버티고 있다. 오승환의 주 무기는 포심 패스트볼이지만 평균 구속은 147㎞(지난 2시즌 기준)로 메이저리그 불펜 투수 평균(150㎞)에 미치지 못한다. 그래도 제구력이 좋은 편이고 타격 타이밍을 잡기 어려운 투구 동작은 강점이다. 리그 최고 포수인 포수 야디어 몰리나의 존재도 오승환에게 큰 힘이 된다.
이대호의 실력은 국내외 무대에서 이미 검증됐다. 하지만 그에게 닥친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이대호가 노릴 만한 자리는 지명타자와 1루수. 하지만 시애틀의 지명타자는 지난 시즌 44홈런을 기록한 넬슨 크루즈다. 결국 1루 자리를 두고 애덤 린드와 경쟁해야 한다. 린드는 메이저리그 10시즌 통산 타율 0.274, 166홈런을 기록했을 정도로 수준급 선수다. 다만 좌타자인 린드는 좌완 투수에게 상당히 약하고 기복이 심하다. 이대호로선 시애틀의 스프링캠프에서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 개막전 25인 로스터에 포함되는 게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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